핀란드 헬싱키 시내 젊은이들로 항상 북적거리는 거리 Iso Robertinkatu의 한 평범한 건물이 젊은 디자이너들로 가득 찼다. 학교를 다니며 혹은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며 구석에 하나 둘씩 쌓여만 가던, 실험작이라고 하기에는 아깝고, 가게에서 실제로 값을 붙여 팔기에는 어딘가 부족했던 프로토타입(Prototype)들만 모아 전시를 갖고 판매를 하는 팝 업 갤러리(Pop Up Gallery), 프로토타입 쾰른(Prototype Koln)이 열렸다.
이 실험성 강한 전시는 총 기획자 야리 사리아호(Jari Saariaho)와 그의 부인이자 저널리스트인 시르쿠 사리아호(Sirkku Saariaho), 그래픽 디자이너 칼레 야르벤빠(Kalle Jarvenpaa) 그리고 인테리어 디자이너 비비 레인(Viivi Laine)이 함께 기획했다. 헬싱키 예술대학(Aalto Univ)에서 가구와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비비 레인은 해를 거듭할수록 쌓여만 가는 학교 과제 결과물을 처리할 방도를 몰라 골치를 아파하던 차에 기획자 야리 사리아호와 함께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던 중 구석에 방치해 두기에는 아까운 프로토타입들에 둘러 쌓인 헬싱키의 젊은 디자이너들을 구해줄 좋은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들은 전시 시작일 약 한달 여 전 핀란드 여러 미술 대학의 학생들과 이미 사회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들에게 연락을 취해 전시를 하며 팔고 싶은 프로토타입들의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요청했고, 이 4명의 기획자들은 이 신청작들을 검토하여 실생활에 무리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마감 정도와 실용성을 가진 작품 약 40여개를 선발했다.
실로 이 전시에는 미술대학 학생, 신인 디자이너 뿐 아니라 이미 저명한 디자이너인 시모 헤이끼라(Simo Heikkila, 페카 하르니(Pekka Harni)의 프로토타입도 전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자이너 개인이 작업물의 재료비, 작업량 등을 감안하여 자신의 프로토타입에 가격을 직접 매기고 프로토타입 쾰른(Prototype Koln) 측에서 세금 등을 합산하여 총 가격을 내어 놓았다. 이 전시는 시중의 완성된 디자이너 제품보다 훨씬 적은 가격으로 독창적이고 실용성 있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완성작에 가깝지만 여전히 실험에 불과해 안타깝게 먼지만 모으던 모델을 전시하며 팔고 자심의 이름 역시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구매자, 디자이너 양쪽 모두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분명했다.
비비 레인(Viivi Laine), 시르쿠 사리아호(Sirkku Saariaho), 야리 사리아호(Jari Saariaho), 칼레 야르벤빠(Kalle Jarvenpaa)
이러한 획기적인 전시가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기획과 구성을 담당한 기획자 야리 사리아호(Jari Saariaho)는 Communication Think Tank인 쾰른(Koln)의 사장다. 호의적이면서 동시에 전투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야리 사리아호는 젊은 시절 Political Science를 전공한 후 핀에어(Finnair), 파울리그(Paulig), 알코(Alko), 텔리아 소네라(Telia Sonera), 엘리사(Elisa) 등지의 회사에서 카피라이터, 저널리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으로 일했다. 그 후 그의 회사 쾰른을 설립하고 최근 2년 핀란드와 영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던 중 영국에서 그에게 진취적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이번 프로토타입 쾰른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의도와 그 뒤에 있는 생각을 물었다. 핀란드 디자인의 황금기는 1950년~1960년대였다고들 말하고, 이를 증명하듯 그 당시 설립된 이딸라(Iittala), 마리메꼬(Marimekko), 아르텍(Artek) 등은 여전히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회사로 그 입지를 확고히 하며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 그 회사들의 영광은 한 시대를 사로잡았던 몇몇 유명 디자이너, 예술가들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고 그들의 능력은 그 시대에 걸맞았던 아이디어와 혁신이었다. 하지만 야리 사리아호는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러한 굴지의 회사들은 과거 유산을 현대에 맞추어 재해석해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현재 핀란드 젊은 디자이너들의 사회적 진출은 쉽지 않다. 이러한 회사들은 과거에만 얽매이지 말고 젊은 디자이너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자신들의 메세지를 현 기대의 젊은이들에게 조금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핀란드에는 재능을 가진 젊은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많이 있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 역시 이번 프로토타입 쾰른을 기획함으로써 이 가능성 있는 인재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앞으로도 대중과 디자이너, 예술가, 회사들의 중간에 서서 소통을 돕고 싶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음번 프로토타입 쾰른 전시를 같은 구조로 런던과 헬싱키에서 열 계획을 갖고 있다. 런던에서는 이번 헬싱키 행사와 마찬가지로 핀란드, 영국 양국 디자이너의 프로토타입을 모아서 전시를 구성하고, 헬싱키에서는 비디오 아트에 관련한 전시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성황리에 시작되었고 이미 문을 열기도 이전에 몇몇 작품은 판매가 되었다. 이는 아주 작은 시작일지도 모르나 분명한 것은 디자이너와 구매자 모두에게 특별한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Klaus Aalto: Take Out
Martina Carpelan & Hong Ngo: Living Frame
Tuomas Ervamaa: Monitori
Wilhelmiina Kosonen: Bbking
Sebastian Jansson: Folded
Viivi Laine: Kelkka Barstool
'착한디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튜디오 고옴(Studio Gorm)의 페그(Peg) (0) | 2013.11.26 |
---|---|
알레시(Alessi)와 이다(Iida)의 컨셉 핸드폰 (0) | 2013.11.26 |
카밀 코르테(Camille Cortet) 패션 디자이너 (0) | 2013.11.25 |
아이스 매직(Ice Magic) 얼음 조각 전시회 (0) | 2013.11.25 |
마크 뮤에켄하임(Mark Mueckenheim) 건축 디자이너 (0) | 2013.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