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에 의해 2007년 설립된 이래, 다양한 리서치 및 연구,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는 프로젝트팀 리얼리티 라보(Reality Labo)가 지난 2010년 가을에 발표된 어패럴 브랜드 132.5 이세이 미야케에 이어, 이탈리아의 조명메이커 아르테미데(Artemide)를 통해 인 에이(In Ei)라는 이름의 조명기구가 발표되었다. 인 에이라는 제품명은 음영(陰翳)이라는 단어의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물체가 아닌, 물체와 물체와의 음영, 명암에 있다.
일본의 문호 타니자키 준이치로는 수필 음영예찬(1933년)을 통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 구절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는 그림자(음영)에 대한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에 최신 테크놀로지와 수공예가 가진 힘이 더해져 완성된 것이 바로 인 에이 라는 이름의 조명기구다.
재생소재를 얼마나 매력적인 것으로서 살릴 수 있을 것인가를 테마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 오고 있는 리얼리티 라보.
지난 132.5 이세이 미야케와 마찬가지로 인 에이의 조명갓(셰이드)의 소재로 선택한 것은 페트병 재생섬유 100% 부직포(재생폴리에스테르소재)이다. 거기에 리얼리티 라보만의 특수한 가공을 거쳐 독특한 표정과 강도, 견고함을 실현할 수 있었다.
소재 뿐 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연구해 오고 발전시켜 온 독자적인 가공기술을 응용해 구조체를 가지지 않고 역동적인 실루엣이 드러나는 조명기구가 완성되었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정교한 공정들은 이제껏 이세이 미야케의 의상들에서 사용되었던 기법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형태를 접기라는 수법으로 풀어가고 있는 것 또한 인 에이의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132.5에서의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어 오고 있었음을 말한다. 리얼리티 라보의 접기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은 츠쿠바 대학의 미나티 준 교수와 만나게 되면서부터이다. 어릴 적부터 종이공예를 좋아했던 그는 취미의 연장선으로 입체 종이접기의 도면을 간단히 설계할 수 있는 CG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되었고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10가지의 기본적인 접는 패턴을 완성할 수 있었다.
지난봄, 밀라노 살로네 기간에 동시에 개최된 조명기구 견본시장 유로 루체 2013에서는 총 아홉 패턴의 크고 작은 음영이 전시되었다.
이세이 미야케는 인 에이가 어떤 공간 안에서 빛과 그림자를 통해 나타내는 표정은, 전통적인 일본의 조명기구가 가진 섬세한 빛의 뉘앙스를 현대에서 다시금 살린 것이다. 인간과 사물의 관계, 나아가서는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공간을 의식하고 누구든지 손쉽게 다룰 수 있는 프로덕트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머리로 많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손을 써서 만들어간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새로운 조명기구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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