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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마리메꼬(Marimekko)의 마리키스카(Marikiska)

chocohuh 2013. 6. 26. 11:28

핀란드를 대표하는 텍스타일, 패션 브랜드 마리메꼬가 눈에 띄게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두 해 전부터 아시아, 유럽, 미국의 여러 도시에 동시다발적으로 매장을 열고 있음으로 보아 이들이 해외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음을 읽을 수 있다. 이전에는 텍스타일 디자인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나 현재는 패션과 인테리어 용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텍스타일 디자인 브랜드에서 조금 더 나아가 핀란드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 소개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눈에 띄는 회사의 팽창은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로 감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단 무엇보다도 매장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는 2010년 가을에 서울 가로수길에 첫 마리메꼬 매장이 들어섰고, 일본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소개되어 현재는 총 22개의 매장이 들어서 있다. 2012년도 봄, 여름 신상 콜렉션 패션쇼를 도쿄에서 선보였을 정도로 일본과 마리메꼬의 관계는 이미 돈독하다. 그리고 지난 2011년 말, 마리메꼬가 중국에 매장을 선보였다. 각종 해외 패션 브랜드 수입을 전문으로 하는 홍콩 회사 Sidefame과 손을 잡고 2012년 홍콩에 첫 매장을 열었던 것을 시작으로 바로 뒤이어 2013년에 상하이에 두번째 매장을 열었다. 2016년까지 홍콩과 중국 내륙을 합쳐 통 15개의 매장을 신설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인데, 현지의 사정을 잘 아는 회사를 수입업체로 둠으로써 핀란드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중국 시장에서 좋은 위치를 잡고 소비자의 성격을 좀 더 쉽게 파악하겠다는 취지이다. 곧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가공할만한 소비력은 외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마리메꼬가 가진 과감한 색상과 패턴이 주는 이국적인 신선함이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와 욕구에 부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작년과 올해에는 아시아 뿐 아니라 독일,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뉴욕 한복판 5th Avenue에도 매장을 열었다.

 

 

뉴욕 5th Avenue에 들어선 마리메꼬 매장

 

 

노르웨이 오슬로의 첫 매장

 

 

스웨덴 스톡홀름의 매장

 

 

독일 베를린의 매장

 

 

201110월 도쿄에서 열린 Spring Summer 2012 마리메꼬 패션쇼

 

해외 뿐 아니라 핀란드 국내의 여러 도시에도 그 매장 수를 늘이고 있는데, 그 중 헬싱키에는 특별한 컨셉의 마리메꼬 매장이 들어섰다. 마리키스카라는 이름의 이 매장은 시내 한복판 번화가에서 몇 블록 떨어진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 소위 젊은이들의 거리 우덴만까뚜(Uudenmaankatu)에 들어섰다. Creative DirectorMinna Kemell Kutvonen은 이 매장이 위치를 선점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들여 심사숙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베를린의 Mitte에 연 마리메꼬 매장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토대로 헬싱키에서 젊은이들이 북적이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한 Mitte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우덴만까뚜에 이 특별한 매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헬싱키 우덴만까뚜에 들어선 마리키스카

 

 

마리키스카 내부

 

마리키스카는 여느 기존 마리메꼬 매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실험실이라는 컨셉의 이 매장에서는 실험적인 프로토타입, 한정 기획 제품, 또한 한 절기 앞선 새 상품을 제일 먼저 공개하는 매장으로서 마리메꼬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 방문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작년에 마리메꼬에서는 Surrur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총 7명의 디자이너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각자 생활 속에서 마리메꼬의 패턴 천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가지고 노는지를 보여준다. 천의 과감한 패턴과 선명한 색상을 활용하여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르고 꿰메고 형태를 만들어 일상에서 영감을 주는 유일무이한 물건으로 탄생시키는 모습을 소개한다. 이렇게 자유롭고 실험성 짙은 작업의 연장선상에 이 마리키스카 매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Surrur, 마리메꼬 천의 자유로운 활용 예를 보여준다.

 

 

 

Surrur 책의 일부

 

회사의 몸집이 커지고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지가 고객과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요즘이다. 마리메꼬 역시 모든 프린트, 제품 제작이 핀란드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몇몇 패턴 프린트를 제외하고는 사실 많은 제품 제작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에스토니아 등지에서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실험성을 상징하는 매장을 도시의 중심부에 열고 자유롭게 공개하고 소통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여 사람들과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히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리메꼬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해본다.

 

https://www.marimekko.fi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