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주물생산지 도야마(富山) 현 다카오카(高岡) 시에서 동주물 제품을 제조 판매해 오고 있는 메이커 오다코 동기가 400년 동주물 기술을 살린 일본 최초 순동(純銅) 전문 브랜드 Red & White를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얼굴은 홍백(紅白)의 부드러운 대비가 매력적인 술잔이다.
순동은 점성이 있어 주조가 힘들다는 점에서 오다코 동기를 비롯한 다카오카 시의 많은 메이커들이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소재였다. 하지만 순동만이 가진 깊이 있는 색상과 뛰어난 열전도율은 다른 소재가 가질 수 없는 큰 매력. 그 매력을 더 많은 이들의 식탁 위에 전달하고 싶다는 신념 하나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오다코 동기가 처음으로 러브콜을 보낸 곳은 Product Design Center의 스즈키 켄타(鈴木健太). 지난 미드타운 디자인 어워드를 통해 발표한 후지산 글라스로도 유명한 디자이너이다.
동판을 한장 한장 손으로 가공해 붉은빛의 술잔을 완성하고 그 안쪽에 은백색의 주석을 입혀 홍백, Red & White를 표현했다. 홍백의 콘트라스트는 일본에서 오랜 시간 엔기모노(縁起物: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건이나 의식. 다루마, 마네키네꼬 등이 대표적이다)로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배색이다.
패키지와 로고 디자인을 맡은 것은 Good Design Company의 대표 미즈노 마나부(水野学). 모든 공정이 장인의 손을 통해 이루어지는 제품의 섬세함을 패키지에 그대로 담았다.
마치 마티니 잔의 윗부분만 잘라 놓은 것 같은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는 음료를 마실 때의 편함뿐만 아니라 잔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을 보다 눈으로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술잔을 뒤집었을 때 밑으로 넓게 퍼지는 형태 또한 특징이다. 끝으로 갈수록 넓게 퍼져가는 모습을 의미하는 스에히로가루(末広がる)라는 표현 또한 홍백과 함께 좋은 기운을 가진 말로 특히 결혼식의 인사로 자주 애용되는 표현이다. 그 의미를 술잔의 형태를 통해 술의 양을 적당히 하고 앞으로도 넓게, 원만하게 매일 살 수 있도록 이라는 뜻을 담았다.
모든 제작공정은 오다코 동기의 감수하에 술잔의 형태에서부터 바닥면의 각인에 이르기까지 니가타(新潟) 현 츠바메산죠(燕三条) 시에서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제작이 다카오카 시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다른 지역의 높은 제작기술을 자랑하는 공방과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다카오카의 기술력과 츠바메산죠의 기술력, 다시 말해 산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태어난 높은 품질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오다코 동기의 의욕적인 첫 발걸음이다.
마감은 장인의 망치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츠치메(鎚目)와 동판의 매끄러움을 살린 매트, 두 가지.
공식 온라인 숍에서 개당 4.600엔에 판매된다.
홍백, 이라는 브랜드와 같은 이름이 붙여진 아담한 사이즈의 술잔에 이어 오다코 동기에서는 앞으로도 일용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다카오카에서 직접 생산도 가능한 제품 또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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