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현대미술관에서는 어린이의 1세기, 디자인으로 성장하다, 1900~2000(Century of The Child, Growing by Design, 1900~2000)이라는 대규모 기획전을 갖는다.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어린시절(Childhood)이란 개념이 생긴 것은 의외로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 어린이들은 가능한 빨리 노동현장에 투입되기 위한 작은 어른처럼 취급되었고, 그 시절 교육이라는 것은 규율과 처벌 정도의 의미만 가질 뿐이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어린이들은 근본적으로 어른과 다르고 그에 맞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권신장, 근대적 개인의 형성, 가정, 사생활의 존중, 아방가르드(전위) 예술의 태동과 함께 어린이들은 창의력을 잃지 않은 경이로운 존재, 그리고 미래의 시민으로 격상됐다. 사회는 그들을 더 나은 미래를 고무하는 상징과도 같이 여겨, 예술과 디자인 분야를 포함한 훌륭한 선지자들에 의해 실질적인 보호와 교육이 시작됐다.
타임라인으로 정리되어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시의 메인페이지
어린이의 1세기, 디자인으로 성장하다, 1900~2000(Century of The Child, Growing by Design, 1900~2000)는 어린이와 어린시절에 대한 개념의 발달을 근, 현대디자인과 맞물려 고찰한 뉴욕 현대미술관의 대규모 기획전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만들어진 어린이를 위한 가구, 장난감, 게임, 포스터, 책 등을 포함한 500여 개의 흥미로운 전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언뜻 보았을 때는 가볍게 어린이용 제품의 발전사를 나열한 전시로 보여질 수 있으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류의 사고 및 변화를 느끼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
Series of Personifications of Childhood Misdeeds, 1930년, Minka Podhájská
전시 제목 어린이의 1세기는 어린이의 개성과 권리 존중을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았던 스웨덴 사회학자 '엘렌 케이(Ellen Key)'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녀는 아동 노동의 종식을 지지한 운동가였고 그녀가 윤곽을 잡았던 많은 도전들이 여전히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에게도 직면한 과제로서 남아있다.
뉴욕 현대미술관의 현대 디자인 부문 큐레이터 '줄리엣 킨친(Juliet Kinchin)'은 인류역사상 20세기 만큼 어린이들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졌던 시기는 없었다며 그녀의 카탈로그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유연함과 강력함이 가진 모순을 발견하게 되고, 어린이들에게 얼마만큼의 자유를 허용하느냐 얼마만큼의 제한을 강요하느냐에 대한 질문이 생겨난다. 그것은 비단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가치가 줄고 새로운 세계로의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에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y Juliet Kinchin and Aidan O"Connor with Essays by Tanya Harrod, Medea Hoch, Francis Luca, Amy Ogata, Maria Paola Maino, 2012년 표지
또, 우리가 어린이들을 위한 디자인을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치와 미래세계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취향이 반영된 정치적인 것이 되기 쉽다. 모순과 정치적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 할지라도 아이들과 관련하여 미래를 디자인하고 가꾸는 것에 대한 이런 강조는 20세기 전반을 꿰뚫는 매우 강력한 주제였다.
어린이들이 잘 자라 사회의 적절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이들의 본질 'Essentialntre of the Child'를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다.
큐레이터 '줄리엣 킨친(Juliet Kinchin)'은 이 본질을 시기별 7개 개념으로 체계화 했고, 그에 따라 7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를 기획했다.
1. 새로운 세기, 새로운 아동, 새로운 예술(New Century, New Child, New Art 1900년대~1910년대)
여기서 우리는 합리적, 창조적 어린이로 불리는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이제 어린이들은 유치원을 창시한 '프레드리히 프뢰벨(1782~1852)'의 영향을 받은 2, 3차원의 교구 키트로 점, 선, 면, 기본입체의 기본요소를 가지고 세상의 논리적인 규칙을 배우게 된다.
Teaching Materials Commissioned by Maria Montessori, 1920년, Manufactured by Baroni e Marangon, Gonzaga, Italy, 1911년, Collection of Maurizio Marzadori, Bologna
마리아 몬테소리에 의해 개발된 교구는 좀 더 컬러풀하고 다양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거대하고 복잡한 일들이 보통은 간단한 규칙과 작은 요소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일깨워주는데, 오늘날에도 프뢰벨과 몬테소리의 교육방식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2. 아방가르드 놀이시간(Avant Garde Playtime 1910년대~1930년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어린 시절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 대두되었다.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상상력이 존중받기 시작한 이 시기를 아방가르드 놀이시간이라는 주제로 꾸몄다.
Il Bimbo Cattivo(The Bad Child),1924년, Antonio Rubino, Bedroom Panel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루비노(Antonio Rubino)'의 '나쁜어린이(The Bad Child 1924년)'는 복고풍 빅토리안 스타일의 그림인데 어린이 침실의 장식패널로 제작되었다. 위협적인 동화캐릭터들에 둘러싸여 매우 화가 난 소년의 모습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고 유쾌한, 어린이들은 그들의 자극과 상상을 자극하기 위해 어른들과 속물적인 제한에 부합하지 않는 자신의 충동과 상상력을 표현하는 방이 필요했다.
Three Figures, Joaquin Torres Garcia(Uruguayan, 1874~1949) Painted Wood
Twelve Interchangeable Pieces, Dimensions Variable, Daniela Chappard Foundation, 2012년, Artists Rights Society, New York, Vegap, Spain
또 이 섹션에서는 몬드리안과 함께 활동했던 네덜란드 건축가 '게리트 리트펠트(Gerrit Rietveld 1888~1964)'가 아동용으로 디자인한 하이 체어도 만나볼 수 있다.
High Chair ,1919년, Gerrit Rietveld(Dutch,1888~1964)
Wood and Leather, 35 7/16 x 17 15/16 x 16 3/4(90 x 45.5 x 42.5 cm), Die Neue Sammlung, The International Design Museum, Munich, 2012년, Artists Rights Society, New York, Pictoright, Amsterdam
3. 빛, 공기, 건강(Light, Air, Health 1920년대~1930년대)
1, 2차 세계대전 사이의 사람들은 미래의 이상적인 사회는 어린이들 그 자체의 모습처럼 다양한 호기심, 개방성, 꾸밈없는 단순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의 이상주의적 디자인을 빛, 공기, 건강이라는 주제로 모았다.
Skippy Racer, 1933년, John Rideout and Harold Van Doren
4. 아동과 몸 정치(Children and The Body Politic 1920년대~1940년대)
전쟁과 파시즘의 영향으로 국가관, 미래시민 등의 기치를 내걸었던 시대의 디자인을 아동과 몸 정치라는 주제로 전시하였다.
Child’ Kimono with The Manga Character Norakuro The Dog
Wool Muslin, 34 x 32(86.4 x 81.3 cm), Collection of Norman Brosterman
Graf Zeppelin c, 1930년, Iron Alloy, Aluminum, Enamel Paint, and Decals, 7 1/4 x 25(18.4 x 63.5 cm), Distributed by J. C. Penney Co., Inc., Plano, Texas. Minneapolis Institute of Arts. The Modernism Collection, Gift of Norwest Bank Minnesota
5. 갱생(Regeneration 1940년대~1960년대)
장 프루베의 학교 책상, 레고, 브리오의 완구 등 전후에 상처 입은 아이들을 다독인 디자인을 갱생 섹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Maja(May Day) Roman Cieslewicz(French, Born Poland, 1930~1996) 23 1/4 x 331/16(59 x 84 cm), Private Collection
갱생 섹션에서는 어린이들의 요구에 대한 끊임없는 자각과 그들을 최고로 대접하고자 하는 의식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널리 퍼졌다. 건강과 위생문제가 염려되었던 1950년대의 디자이너들은 건설적인 장난감과 기능적인 가구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건전한 마음과 몸을 가지고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빛과 공기, 공간을 가진 전체 학교 건물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6. 권력 놀이(Power Play 1960년대~1990년대)
냉전과 소비사회 속에서 대량생산으로 쏟아져 나온 각종 아동용 장난감을 권력 놀이 섹션에서 볼 수 있다.
Aibo Entertainment Robot, 1999년, Hajime Sorayama, Ikea PS Lömsk Swivel Chair, 2003년, Monika Mulder
Walt Disney with Original Aerial View Painting of Disneyland, Produced for ABC Television, October, 1954년
7. 더 나은 세상 디자인하기(Designing Better Worlds 1960년대~2000년대)
마지막으로 69년 이래 유니세프 포스터, XO 노트북 등을 다뤘다. XO 노트북은 미국의 비영리기구 OLPC(One Laptop Per Children)에서 빈곤국 아이들에게 보급하는 100달러짜리 노트북이다. 물, 식량만큼이나 교육이 절실하다는, 나아가 나눔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다. 어려운 곳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미래의 디자인이라는 뜻이기도 하겠다.
XO Laptop from The one Laptop Per Child Project
PC, ABS Plastic, Rubber, and Oter Materials, 9 1/2 x 9 x 1 1/8(24.2 x 22.8 x 3 cm), Manufactured by Quanta, Taiwan, 1988년,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Gift of Yves Behar, Fuseproject
Lorraine Schneider, War is Not Healthy for Children and other Living Things, 1966년
Unicef Poster 1969년. Jukka Veistola(Finnish, Born 1946년) Offset Lithograph, 39 1/2 x 27 1/2(100.3 x 69.9 cm)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Gift of the Designer
이 섹션에서는 물리적인 안전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된 가운데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들의 능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물리적으로는 안전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세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이 사실상 가상의 공간에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 21세기 디자이너의 몫일 것이다.
http://www.moma.org/interactives/exhibitions/2012/centuryofthechild/oldBrow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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