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건립 1350주년을 기념하여 다자이후 카마도신사는 후쿠오카현 다자이후시에 위치하고 있는 사무소 및 참집전의 재건축을 완공하였다.
카마도신사가 있는 호만산(宝満山)은 다자이후천만궁(大宰府天満宮, 학업의 신을 모시는 것으로 유명한 신사)이 있는 다자이후를 기준으로 북동쪽에 위치한다. 다자이후 정청이 이 지역에 세워진 664년에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연 축제를 시작으로 카마도신사가 세워지게 되었다. 673년, 한 승려가 산중에서 수행하던 중 그의 눈앞에 타마요리공주(玉依姫, 전설속의 여신)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퍼지게 되면서 카마도신사는 인연을 만나게 해주고 아이를 점지해주며 안산을 기원하는 신사로 사랑받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사무소는 1350년이라는 카마도신사의 긴 역사 안에서 앞으로 100년간 사랑받을 수 있는 건물을 컨셉으로 계획되었다. 건축은 일본 각지의 신사건축을 다수 진행해 온 신사건축의 전문가 타네무라 츠요시(種村強)가 담당했고, 그 건축 한쪽에 자리 잡은 오마모리 수여소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일본을 대표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무사시노 미술대학의 교수인 가타야마 마사미치(片山正通)가, 사무소의 전망 테라스에 설치된 벤치와 의자의 디자인을 세계적인 제품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이 맡았다.
신사무소의 지붕은 전통적인 민가에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아치형의 곡선인 무쿠리야네(むくり屋根)를 차용하여 신사무소 맞은편에 서 있는 배전(拝殿)의 첨예한 지붕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지붕의 소재로는 내구성이 높으며 시간에 따른 변화가 기대되는 동판을 사용하였고, L자형 플랜의 건축은 사무소와 함께 참집전의 기능으로 결혼식 등의 대기실로도 사용된다.
내부 곳곳에 전통적인 조각 등을 이용한 장식이 공간을 풍요롭게 하며, 카마도신사의 문양이기도 한 벚꽃 모양 유리장식도 보인다. 전체적인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는 나무이고, 내장 일부는 공사 중에 발견된 석재들을 재이용하고 있다.
본래 신사는 신성한 공간이자 신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장소임과 동시에 전통과 시대의 기술을 한곳에 모아놓은 장소라는 측면도 강하다. 카마도신사의 이번 프로젝트 또한 전통에 새로움을 더한, 현대적인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함께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다.
내부의 인테리어를 맡은 가타야마 마사미치는 13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신사에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역사에 걸맞은 공간을, 제스퍼 모리슨은 비교적 여성 참례객이 많은 이곳의 특징을 살려 방문한 이들이 자유롭게 앉아 경치를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의자와 벤치 디자인을 컨셉으로 디자인을 진행했다.
가타야마씨는 내부 인테리어의 디자인을 계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컨셉을 "카마도 신사라는 신성한 장소임과 동시에 화사함을 가진, 그리고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품격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화사함을 색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주는 분위기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는 마감 색이 아닌 보다 본질적인 소재에 관한 탐구를 통해 품격있는 화사함을 표현하고자 했고 그런 과정에서 채용된 것이 바로 핑크빛을 띈 대리석이었다.
공간 전체를 에워싸는 유리벽과 둥근 원을 그리는 공간은 신사의 각 건축물, 그리고 카마도신사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부로써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계획되었다고 한다.
제스퍼 모리슨은 처음엔 기획단계에서 "러브시트"와 같은 2~3인용 의자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디자인을 진행해 가면서, 그리고 카마도신사를 직접 방문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갖고 있었던 러브시트라는 이미지를 버리는 것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그 후 구체적인 디자인 작업이 진행되면서 첫 번째 시안으로 대리석을 소재로 등받이가 곡선을 그리는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곡선을 그리는 대리석 벽에 같은 대리석으로 제작한 좌면을 끼워 넣는 형식이었다. 그것을 기본 틀로 많은 스케치를 그렸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전체적인 디자인도 그렇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너무나 비합리적이었다. 그리하여 단순한 형태의 좌면은 살리고 등받이가 회전하는 맷돌과도 같은 지금의 형태가 완성되었다.
카마도신사의 1350년의 역사
기술을 이용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유명한 가타야마 마사미치와 미니멀리스트를 대표하는 제품 디자이너 제스퍼 모리슨이 "러브시트"를 의식하고 디자인 한 벤치와 의자들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어떤 새로운 역사가 이곳에 기록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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