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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

굿 뉴스

chocohuh 2012. 12. 21. 09:10

안녕하세요, 여러분. 열시 뉴스입니다. 오늘 밤에는 특별 기획으로 아주 좋은 뉴스만을 골라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나쁜 뉴스는 없습니다. 안심하여 주십시오. 마음이 따뜻해질 훈훈한 좋은 뉴스만 전해 드리겠습니다.

 

* 멕시코의 대형 탱커 '쉐라 마들레 호'가 오늘 아침 새벽, 치바 앞바다에서 원인 불명의 돌발적인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밤까지 승무원 120명 중 35명이 기적적으로 구출되었습니다. 구출된 승무원들은 저마다 해상 보안청의 훌륭한 솜씨에 대해 감탄의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이죠? '버리는 신이 있으면 줍는 신도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야기일 겁니다.

 

* 지난 주 금요일에 도쿄도 분쿄구 오토와 2가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도쿠시마 후에(72세)씨의 귓불을 가위로 자르고 도망쳤던 중학생이 오츠카 경찰서에 체포되었습니다. 이 중학생은 "너무나도 커다란 귓불이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가위로 충동적으로 잘라버렸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시험이 막 끝난 직후여서 모든 일을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악의는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후에씨는 "나는 이미 나이도 먹었고, 귓불 하나 정도야 없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 장래가 창창한 젊은 사람을 용서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애기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다 보면 악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 배우인 다시로 간스케(52세)씨가 자살 미수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오늘 오후 두 시경, 스기나미쿠 구가야마에 있는 자택의 자기 방에서 목을 매고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하여 응급실로 실려 갔습니다만, 다행이 발견이 빨랐기 때문에 목숨은 건질 것 같습니다. 부인의 말에 의하면, 다시로씨는 1개월 전에 장암 수술을 막 받았는데, 그후 늘어가는 의료비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고, 또 최근에는 배역이 별로 들어오지 않아서 신경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반년 전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사람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 고 동네 사람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담당 의사의 애기에 의하면, 다시로 씨는 질식 상태가 오래 계속되었기 때문에 뇌의 일부에 손상이 생겨, 이후 회복돼도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죠? '죽어서야 꽃이든 과실이든 맺을 수 있겠는가'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것이겠죠..

 

* 어젯밤 열한 시경, 아오야마 3가에 있는 초밥집에서 식사를 마친 남자 손님의 돈 계산을 할 때가 되자 갑자기, "이렇게 값이 싼 것은 나를 우습게 보아서가 아니냐"라고 트집을 잡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하여, 설명하려던 가게 주인을 우산 꼭지로 찌르고, 유리 진열장 등을 망치로 부수다가, 달려온 아카사카 경찰관한테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이 사나이는 부동산업을 하는 아마노 세이키치(46세)로 "비싼 초밥을 실컷 먹고 돈도 이렇게 잔뜩 갖고 있는데, 요금이 너무 쌌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취조를 담당한 경찰관도 "야, 이것은 근래 보기 드문 좋은 이야기이다. 미담이다"라고 감탄하고 있습니다.

 

내일도 오늘처럼 멋진 뉴스를 보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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