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수도 헬싱키(Helsinki)에서 활동하고 있는 메르 아키텍츠(Mer Architects)는 인근 숲과 바다의 전망을 최대한 누릴 수 있고, 지역의 주택 양식과 어울리는 현대식 주택을 지어달라는 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항코(Hanko)지역에 대형 박공 파사드에 전면 유리를 적용한 별장을 완성하였다.
대지는 1879년에서 1939년 사이에 개발된 별장 단지가 있는 핀란드 남서부의 항구 도시로, 온천 휴양과 해수욕객이 많이 찾는 항코 교외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맥락을 감안하여, 메르 아키텍츠는 목재로 외부를 마감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사드가 서서히 은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주변 건물들과 바로 어울리도록 목재를 회색으로 처리하였다. 알루미늄 패널로 덮인 기다란 경사지붕의 한쪽을 박공 형태로 들어 올린 다음, 박공벽 전체에 유리로 시공함으로써, 초지와 바다를 향해 열린 구조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완전히 유리로 된 파사드를 가진 이 공간은 개방형의 거실, 식당, 주방이 배치되었다.
유서 깊은 항코의 분위기가 나는 현대식 주택을 짓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목재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했다. 목재는 오래된 온천 도시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는 옛 별장들을 짓는 데 사용하기도 했던 재료들이다. 정원과 바다를 향해 열린 구조로 만들기 위해, 경사져 있는 지붕 중에서 거실 위를 종이접기 하듯 접어 올렸다. 높다란 전망 창 덕분에 공간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인다. 여기에 전통적인 주택의 베란다와 발코니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부분적으로 지붕을 덮은, 옥외 테라스를 향해 열 수 있는 문이 설치되었다.
내부는 심플하고 밝게 마감되었다. 천정을 튼 집안의 벽과 천장은 흰색 페인트를 칠한 스프러스 목재 패널로 완전히 마감되었고, 바닥은 옅은 색의 나무 판재를 깔았다. 한편, 두 군데의 벽에는 수직 계단이 일체식 사다리처럼 박혀 있다. 이를 통해 거실과 게스트 룸 위에 있는 두 군데의 다락으로 오를 수 있다. 현관 중문 대신 커튼을 설치한 것도 인상적이다.
Architects: Mer Architects
Location: Hanko, Finland
Architect in charge: Paula Leiwo
The carpenter: Ossi Eronen
Photography is by Marc Good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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