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agazin)은 1971년에 독일 슈트트가르트(Stuttgart)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시작된 가게로, 창업자가 구입, 수집해온 디자인 상품들을 판매하면서부터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속해 오고 있는 업체이다. 슈트트가르트 외에도 뮌헨(Munich)과 본(Bonn) 두 도시에 점포를 가지고 있는 매거진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 처음 뮌헨에서 이 매장을 발견하고 영어 매거진(Magazine) 잡지를 뜻하리라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독일어로 창고(Store Room)를 뜻하는 매거진이었다.
매거진은 유행을 쫓는 디자인 흐름에서 한 발짝 벗어나 특정 시기에 한정되지 않는, 때론 지나칠 만큼 좋은 품질의 제품군을 선택 또는 제작해 결코 싸지 않은, 하지만 합리적인 범위 안의 가격에 제공한다는 비즈니스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로컬 디자이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엠 프로덕트(M Product)라고 불리는 자체 제품 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소재를 모티브로 삼아 그 기능을 그들만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제품의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시즌 주목할 만한 제품은 독일의 저명한 활자 디자이너 에릭 슈피커만(Erik Spiekermann)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소개된 주소지 번호(Typografische Hausnummern) 역시 매거진과의 독점 계약으로 판매를 시작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타입페이스 메타(FF Meta)를 이용한 이 제품은 금속 플레이트를 갈바나이즈(Galvanizing) 처리 후 레이저 커팅 가공해 제작하였다. 거친 소재감이 좋다면 그대로 사용하거나, 커팅 후 도장 처리된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본래의 글꼴을 스텐실 템플릿 글꼴의 요소들이 고정되어 있도록 보조적인 선 혹은 면으로 연결하여 변형시키면서 그 글꼴의 시각적 특징을 또 다르게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벽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치되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했던 그림자의 효과를 내기도 한다. 어떤 벽면에 설치되느냐에 따라서 같은 제품이 꽤 다른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공업표준규격체계(DIN; Deutsche Industrie Norm)와는 별개로 독일 남부 지역 역시 사유지의 주소지 번호 표시 방법은 그것의 개인적 혹은 사적 표현이 허가되어있다.
단일 주택형 주거형태가 주를 이루는 이 도시의 특성상 이런 제품군이 출시된 배경에는 아무래도 지역의 특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공공 영역의 사인시스템 요소 중 한 부분이 개인 주거 영역으로 전이되어 공간의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http://www.magazin.com/m-produkte-c-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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