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Starbucks)는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Seattle Pike Place Market)의 1호점에서 아홉 블록 떨어진 캐피톨 힐(Capitol Hill) 지역에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 룸(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을 열었다. 이곳은 고급 희귀 원두인 스타벅스의 리저브® 커피콩을 볶고, 커피에 관련된 교육을 하며 즐기는 공간이다. 스타벅스 크리에이티브 앤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Vice President) 리즈 뮐러(Liz Muller)는 커피를 주제로 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Willy Wonka Factory)을 영화가 아닌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한다.
1999년 개점한 스타벅스 한국 1호점인 이대점은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의 원조로 회자하고 있다. 사람들이 스타벅스의 처음을 기억하는 것은 그것이 미국에서 들여온 새로운 커피 맛의 소개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커피를 매개로 한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볼 만큼 혁신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은 무서운 속도로 많은 커피전문점이 생겼고, 1999년 당시 고급스러운 문화처럼 여겨졌던 스타벅스의 커피가 이제는 전문성이 조금 부족한 듯한,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스타벅스의 고향인 미국에서도 회장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커피 원두의 질에 의문을 가지고 더 고급 원두를 사용하고 섬세한 맛을 내는 지역의 소규모 커피전문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수의 지점을 가진 동시에 도심 한복판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자동차에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벅스 만한 접근성을 가지면서 전문적인 커피를 만드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소규모 지역 커피전문점, 심지어 맥도날드 등의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도 꽤 괜찮은 커피를 만들어내면서 스타벅스도 차별화가 필요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약 4,600원 하는 톨 사이즈의 카페라테는 약 2.85달러, 텍스까지 하면 3,400원 정도에 마실 수 있고, 일반 커피의 경우 2달러 약 2,200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으니 미국에서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더 대중적인 가격대의 커피전문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 룸(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을 통한 고급화 전략은 커피 장인에 가까운 전문성과 풍미를 갖춘 인텔리젠시아(Intelligentsia)나 블루 보틀(Blue Bottle) 커피 등에도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무모한 도전이 될지 비즈니스의 또 다른 패러다임을 만들어낼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천재적인 사업능력을 보였던 하워드 슐츠의 다음 행보이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벅스 크리에이티브 앤 글로벌 디자인의 부사장(Vice President) 리즈 뮐러(Liz Muller)는 계단 손잡이 가죽의 바느질, 15,000제곱피트 약 421평 넓이 건물 전체에 사용된 손으로 직접 착색한 나무의 마무리부터 시간당 반 톤 이상의 커피콩을 볶을 수 있는 산업 로스팅 기계 두 대의 정확한 위치까지, 이런 개념의 소매점은 처음이었기에 매장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자신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회상한다. 그녀의 임무는 하워드 슐츠의 비전인 고객을 위한 전례 없는 커피 극장을 만드는 일을 현실화하는 것이었다.
리즈 뮐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좋은 캐비닛을 만드는 목수이자 건축가인 아버지와 디자인과 봉제학교를 운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정밀한 장인 정신의 가치를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녀는 완벽의 가치를 어린 시절 이미 깨달았고 여전히 그것은 그의 작업을 이끄는 힘이라고 밝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디자인 회사를 차렸던 리즈 뮐러는 7년 전 스타벅스에 합류하였고 그동안 스타벅스 시애틀 1호점, 인도 뭄바이 본점, 스위스 연방철도와 협업으로 만들어진 스타벅스 전용 객차, 중국 북경의 캐리 센터 스타벅스(Kerry Center Starbucks) 등의 컨셉 매장 디자인을 맡았었다. 그리고 2013년 10월 22일, 미국 시애틀의 캐피톨 힐(Capitol Hill) 지금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 룸이 만들어진 그곳에서 하워드 슐츠와 만나 그의 구상을 들었다고 한다. 하워드 슐츠는 교육적이면서 또한 감성적인, 커피에 대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매혹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을 묘사했다고 한다.
하워드 슐츠는 커피 원두가 로스터에서 시작되어서 카페 전체를 이동하여 다시 로스터에 돌아가는 여행에 대해 정교한 구상을 하였다. 문제는 커피 로스팅과 커피 교육, 판매 공간, 넓은 카페와 레스토랑을 하나의 장소, 그것도 지어진 지 백 년도 넘은 건물에 물 흐르듯이 통합시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공간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에는 1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열정이 상식을 능가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뮐러는 회상한다. 모든 것은 가능하다. 다만 어떻게 그것을 실행할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문제라고 말이다.
스타벅스의 작은 디자인그룹은 작은 로스터를 갖춘 커피전문점을 견학하러 유럽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 룸의 구상을 스케치하였다. 스타벅스는 건물의 외관을 복원하고 장식 천장의 나무와 테라초(Terrazzo) 대리석을 골재로 한 콘크리트 바닥을 포함한 원래 재료의 많은 부분을 재활용하였다. 내부의 중요한 기반은 육중한 커피 로스터를 지지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15,000제곱피트 약 422평 중에서 6,600제곱피트 약 185평은 완벽한 전망을 보이는 카페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리즈 뮐러는 섬세한 디자인요소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농장에서 원두를 긁어모을 때 생기는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계단 손잡이의 나무 줄무늬나 커피 빈의 향에 따라 바에 새긴 조각의 깊이를 다르게 한다든지 하는 것은 포착하기 어렵고 상징적이어서 대부분은 그것을 지나쳐 버리겠지만, 바리스타의 도구나 움직임을 통한 것들은 쉽게 관찰될 수 있을 것이다.
로스터리 95%의 재료와 테이블, 의자 및 조명 등은 미국산을 사용하였다. 출입구에 사선으로 재단된 나무가 만들어내는 빛줄기는 커피를 젓는 막대를 연상시킨다.
옛 기차역에서 볼 수 있었던, 달가닥 소리를 내며 알파벳 하나하나를 표시하는 솔라리(Solari) 보드에서 로스팅하는 직원의 이름과 로스팅 되고 있는 커피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글래스인 커피 패션 프로젝션 월(Coffee Passion Projection Wall)을 통해 코스타리카의 스타벅스 커피 농장의 이미지와 비디오가 상영된다.
스타벅스는 세계 곳곳에서 우수한 40명의 바리스타와 매장 관리자를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 룸으로 옮겨왔다. 스타벅스는 직원을 종업원이라기보다는 파트너로 대하는데, 이 공간은 그 파트너들이 커피 교육자나 이야기꾼이 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무대 공간이 된다.
로스터리는 고객의 모든 감각에 호소하며 최고의 커피 경험을 위해 노력한다. 고객은 커피 로스팅 소리를 듣고 나무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고, 커피 원두가 머리 위로 지나다니는 파이프를 통해 여행하는 것을 볼 것이다.
전설적인 시애틀의 요리사 톰 더글러스(Tom Douglas)와의 협업을 통해 시리우스 파이(Serious Pie) 레스토랑에서는 계절별로 다른 메뉴의 피자를 맛볼 수 있고, 로스터리 카페에서는 커피와 완벽하게 어울리게 개발된 페이스트리, 샌드위치, 샐러드, 디저트 메뉴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독특한 희귀 원두의 리저브® 커피를 맛보며 에너지와 흥분을 건물 전체를 통해 느낄 것이며,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스타벅스는 리저브® 커피의 공급을 전 세계 1,500개 지점으로 넓히고, 5년 이내에 희귀 원두와 특화된 매장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을 최소 100개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처음은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워싱턴 D.C가 될 것이고, 추가 로스터리는 2016년에 아시아에 만들어질 것으로 계획한다.
커피콩의 로스팅은 심지어 화장실의 세면대에서도 보일 만큼 완전히 공개되고 매장의 중앙부 장식이자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설계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곳을 로스팅하는 극장이라며, 우수한 커피를 향한 스타벅스의 열정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메인 바에서는 기존에 우리가 마시던 방식뿐만 아니라 얼음과 에스프레소를 칵테일 만들듯이 흔들어 섞은 샤키라토(Shakerato)나 민트와 함께 탄산이 든 에스프레소와 같이 이국적인 메뉴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스쿠핑 바(Scooping Bar)에서는 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사갈 수 있다.
서쪽 아래층의 익스피어리언스 바(Experience Bar)에서는 커피를 추출하는 여덟 가지 방법 등 스타벅스 커피 장인과 함께 커피에 관한 여러 실험과 강의가 이루어진다.
손으로 직접 망치질한 거대한 구리 통은 로스팅이 끝난 원두를 보관하는 곳이다. 신선하게 볶아진 원두는 메인 바의 구리 사일로(Silo)에 저장된다. 구리 튜브는 압축공기를 이용하여 신선하게 볶은 커피 원두를 로스터리에서 옮겨온다.
포브스를 보면 스타벅스는 이 로스터리를 통해 전 세계 특별하고 희귀한 커피를 소개하며 전문성을 가진 커피 장인 상표로서의 명성을 얻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것을 통해 하나의 농장에서 재배한 한 품종의 원두로 만든 싱글 오리진 커피(Single Origin Coffee)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커피 실험실이 박물관과 만난 것 같은 이곳은 지난 10년간 계속된 스타벅스 꿈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들이 전 세계에서 어떻게 원두를 찾고, 볶아서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감각을 드러내는 곳이다. 이곳은 끊임없이 커피의 혁신을 추구하며 그들이 해왔던 모든 것들이 담겨있는 곳이고, 다음 세대 스타벅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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