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Manhattan) 심장부에 위치한 뉴욕 광역 교통청(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 MTA)의 풀턴 센터(Fulton Center)가 공식적으로 개장하고, 뉴욕에서 가장 바쁜 2, 3, 4, 5, A, C, J, R, Z 선의 9개 지하철 노선이 비로서 연결되었다. 완성된 복합공간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 추모관, 시청, 금융가 사이에 위치하고 로어 맨해튼으로 오가는 관문이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데 매일 30만 명의 인구가 이용할 예정이다. 그림쇼 아키텍츠(Grimshaw Architects)는 MTA로부터 프로젝트의 주요 건축회사로 지목되었고, 아럽(Arup)은 디자인 컨설턴트(Design Consultants) 전문기술 회사로 선정되었다.
철골과 유리로 둘러싸인 투명한 외관 안에 대규모의 아트리움(Atrium) 즉, 고대 로마건축에서 중정이나 열린 공간 주위에 집이 세워 지면서 마련된 중앙정원(Courtyard)으로 최근에 지어지는 호텔, 업무용 빌딩이나 기타 대형 건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실내공간을 유리지붕으로 씌우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인테리어를 품은 풀턴센터는 미국 산업화 시기에 지어진 로어 맨해튼 주변 지역의 주철 건물들에서 영감을 얻었고, 1888년 건설되어 철거예정이었던 코빈 빌딩(Corbin Building)을 보존, 개축하여 프로젝트에 포함하였다.
건축가 프란시스 H. 킴벌(Francis H. Kimball)의 로마네스크 복고주의(Romanesque Revival) 양식 코빈빌딩
잘 정렬된 입구는 자연스럽게 도로경관을 건물로 스며들게 했고, 사람들을 아래의 지하철 플랫폼까지 명확하고 효율적인 통로를 제공하여 이끈다. 아래의 중앙 홀에서 110피트 약 33.5m 높이에 있는 원뿔꼴 돔의 비스듬한 유리창에서 아트리움에 쏟아지는 자연광은 통합 예술작품 하늘 반사면 그물(Sky Reflector Net)로 극대화된다. 이것은 MTA의 사업 중 하나인 대중교통 및 도시설계를 위한 예술(Arts for Transit and Urban Design)에 이제까지 기획된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지름 53피트 약 16m의 돔 형태의 창으로 들어온 햇빛은 하늘 반사면 그물로 튕겨 나와 지하 공간 속으로 쏟아진다. 빛은 중앙 엘리베이터에서 이리저리 얽혀있는 계단 등 지하 2층에 이르는 여러 공간으로 흩어진다. 제임스 카펜터 디자인 어소시에이츠(James Carpenter Design Associates)가 고안한 이 구조는 예술적이고 기술적인 기교가 만들어낸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과제는 어떻게 빛이 공공장소에 생기를 불어넣게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 작품은 몇 년 동안 조금씩 만들어진 지하의 미로 속에서 이용객들이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것을 도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전문기술 회사 아럽(Arup)의 회장 크레이그 코빌(Craig Covil)은 당신이 지하철에서 올라왔을 때 길을 찾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자연의 빛이라고 밝혔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천장에 그려진 하늘 그림은 건축의 전통과도 같다. 풀턴 센터는 이 건축물에 고정된 그림이 아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생동감 있는 하늘을 들여왔다. 사실 뉴욕 지하철 시스템의 초창기에는 자연광이 지하공간의 조명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광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상당히 힘들고 결국은 빛이 투과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지하철 당국은 전기 조명을 주로 사용하기로 하였는데 이런 변화가 오히려 지하철역 디자인에 큰 유연성을 가지는 데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2014년 풀턴 센터는 백 년 묵은 지하철 시스템을 지상의 세계와 연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하늘 반사면 그물을 기획한 카펜터는 풀턴 센터가 하늘을 건물 안으로 들여오는 아이디어로 건축 역사의 한 부분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각기 다른 크기의 다이아몬드 형태의 알루미늄 패널이 스테인리스 스틸의 그물 골조에 설치된 79피트 약 24m 높이의 거대한 구조물의 표면적은 8,500 제곱피트 약 239평이고 이것은 뉴욕 하늘의 변화하는 이미지를 계속해서 보여주며 빛을 반사하여 환승 공간의 곳곳을 비춰준다. 심지어 한겨울에도 빛은 지하 2층 광장이 있는 바닥까지 도달할 것이며, 시간별 그리고 계절별로 다른 색감의 빛을 선사하여 지하철 이용객에게 잠깐의 휴식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그림쇼(Grimshaw)의 파트너 빈센트 장(Vincent Chang)은 말한다.
하늘 반사면 그물은 위와 아래 두 개의 거대한 고리 사이에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이 교차한 그물이 기본이 된다. 채광창 바로 아래에 있는 위쪽의 링은 지름이 53피트 약 16m에 23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고, 아래쪽의 링은 74피트 약 22.5m 지름에 12도만큼 경사져있다. 이 케이블 그물에 수많은 작은 구멍이 뚫린 952개의 알루미늄 패널이 고정되어 있다. 대부분이 다이아몬드 형태이고 가장 위와 아래의 가장자리는 삼각형의 패널로 되어 있다. 각각의 패널은 다음의 것과 미세한 크기 차이를 보이고, 가장 큰 패널은 높이가 8피트 약 2.4m이다. 패널의 알루미늄 표면은 그것에 비추는 빛의 약 95%를 반사하지만 거울은 아니고, 표면에 뚫려있는 수많은 작은 구멍이 미세하게 빛을 발산하는 것이다.
그물이 정밀하고 예상 가능한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작품의 심미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대 예술 작품이 건축 일부가 될 때 필요한 안전 등에 관련된 실질적인 요소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패널에 뚫린 구멍은 건물의 연기 배출 시스템의 한 부분이 된다. 또 패널은 지하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화재로 생긴 연기를 배출하는 비상 환기 시스템과 배관 등의 건물 기반시설과 기계 장비를 잘 가려주는 역할을 한다.
또, 그물은 계속해서 미세하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그물의 움직인 정도와 크기를 예상하기 위해 건물 안의 기압, 내부 기온, 건물의 움직임 등의 요소를 분석하였다. 아럽(Arup)의 엔지니어들은 전산 유체역학(Computational Fluid Dynamics, CFD)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정상일 때와 화재 등의 비상사태일 때 공기의 흐름을 추정하였다. CFD 분석에 따르면 정상 상태일 때 공간의 크기 때문에 아트리움에 거대한 배기 덕트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덕트들은 그물의 뒤에 위치하고 그것은 이 위치에서 케이블 네트 구조가 정상보다 높은 공기속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계과정을 통틀어서 그물 그 자체는 가변적이면서 패널은 단단해야 함을 명심해야 했다. 그물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구부러지거나 파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학자들은 그물이 모든 패널을 정해진 위치에서 확실하게 붙잡으면서 과도하게 잡아당겨 지지 않게 하려고 패널의 모든 움직임을 수용하도록 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설계를 확인하기 위해 815개의 가능한 시나리오로 각각의 패널 움직임을 연구하였다.
설계과정은 7년이 걸렸지만, 실제로 하늘 반사면 그물을 설치하는 데는 6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건축가, 공학자, 디자이너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수많은 반복과 분석을 마친 4,000파운드 약 1,814kg의 케이블은 매사추세츠주에서 미리 짜인 상태로 현장에 도착하였다.
하늘 반사면 그물의 제작과 설치에 약 210만 달러 한화 약 23억 원의 비용이 들었고, 풀턴 센터의 총 예산은 2013년 원래 예산보다 두 배 더 많은 14억 달러 한화 약 1조 5,400억 원이 들었다.
풀턴 센터는 뉴욕시에서 유일하게 모든 것이 디지털 신호체계로 이루어진 교통 허브가 될 것이다. MTA의 가장 큰 최신 디지털 신호 미디어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풀턴 센터는 50개가 넘는 화면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웨스트필드(Westfield)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광고 캠페인을 담을 것이다. 또, MTA 시스템에서 처음으로 MTA 아트 앤 디자인(MTA Arts and Design)의 관리 하에 장소 한정적인 디지털 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다.
국립 9.11 추모 박물관(The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Museum)이 개관하였고, 초고층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1 World Trade Center)가 첫 입주자를 맞으면서 이 지역의 통근자와 관광객이 늘어가고 있다. 뉴욕 출신 상원위원 찰리 슈머(Charles E. Schumer)는 이 역이 9.11 테러와 허리케인 샌디로 위축 돼 있던 도심이 활기를 찾은 것에 비유된다고 말한다.
2015년 말에는 풀턴 센터 인근 지역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교통 허브(World Trade Center Transportation Hub)가 완공될 예정이고, 코틀랜트 스트리트(Cortlandt Street)역의 재건축이 끝나면 이곳은 11개의 지하철 노선과 맨해튼과 뉴저지를 잇는 패스(Path) 트레인 등이 교차하는 대형 교통 중심지가 될 것이다.
풀턴 센터는 프로젝트의 다방면에 걸쳐 수많은 찬사와 상을 받았다. 풀턴 센터는 기억에 남는 도시의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역사의 가치를 인정하는 중요한 도시의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http://www.grimshaw-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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