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명절이라기보다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더 많이 인식되고 있다. 일인당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매하는데 60만원 가량을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12월은 연중 최대의 쇼핑 대목이다. 런던에서 가장 큰 쇼핑 거리인 옥스퍼드 스트릿과 리젠트 스트릿에 위치한 백화점들은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크리스마스 윈도우 디스플레이로 치열한 각축을 벌인다.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런던의 윈도우 디스플레이가 이끄는 환상의 세계로 빠져보자.
하비 니콜스(Harvey Nichols)
매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하비 니콜스는 인챈티드 포레스트(Enchanted Forest)를 주제로 마법같은 숲 속 세계를 재현했다. 신비스러운 빛을 뿜어내는 나무 기둥을 원근감이 느껴지도록 배치하고 화면 중앙으로 갈수록 조명을 강하게 하여 보는 사람이 숲 속으로 빠져 들어갈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마네킹의 뿔과 메이크업에는 강렬한 색상을 사용하되 의상은 모노톤으로 제한하여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해로즈(Harrods)
165년 전통을 자랑하는 해로즈는 랜드 오브 메이크 빌리이브(The Land Of Make Believe)라는 주제로 환상적인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장난감 목마, 오르골 보석함의 발레리나, 장난감 병정과 같은 크리스마스 오브제의 스케일을 키워 메인으로 장식했다. 눈 내린 자작나무 숲에 푸른 조명을 은은하게 밝혀 차갑고 신비스러운 무드를 조성한다. 해로즈 크리스마스 광고의 주인공인 꼬마 쥐가 윈도우 곳곳에 등장한다.
패치워크 스타일의 가구와 소품을 제작하는 브랜드 스퀴트(Squit)의 회전목마와 샹들리에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이 수놓인 실크 드레스로 장식된 주하이르 무라드(Zuhair Murad)의 작품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드레스를 입은 마리오네트(Marionette) 인형
조 말론(Jo Malone)의 향수로 꾸며진 도시적인 느낌의 벽시계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의 드레스
셀프리지(Selfridges)
런던의 유행을 선도하는 셀프리지는 클래식한 어린이 동화의 스토리에 현대적인 트위스트를 더하여 셀프리지만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 동화 라푼젤을 바탕으로 꾸며진 윈도우에는 금발 대신 핑크빛 머리를 늘어뜨린 마네킹과 스타워즈 프린트의 드레스를 스타일링 했다. 골드, 그린, 레드와 같은 대표적인 시즌 컬러로 물들인 쇼윈도는 상품의 전시보다는 매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더 커 보인다.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영국 최고의 식료품 브랜드 포트넘 앤 메이슨은 프로스트 페이레스(Frost Fayres)를 주제로 클래식한 디스플레이를 연출했다. 17세기경 영국은 겨울에 템즈 강이 장기간 얼어붙는 경우가 흔했고 이때 빙판 위에서 열린 축제를 프로스트 페이레스(Frost Fayres)라고 한다. 고드름이 맺힌 분수, 수정 동굴, 눈이 소복하게 내린 공원의 담장을 배경으로 하여 테마를 잘 살리고 있다. 배경 색상을 화이트로 절제하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브랜드 상품이 돋보이는 효과가 있다. 전반적으로 클래식하고 장식적인 매장 인테리어와 조화되는 디스플레이다.
존 루이스(John Lewis)
영국의 국민 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존 루이스는 몬티(Monty)라는 이름의 펭귄과 소년 샘의 우정을 주제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크리스마스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지 24시간 만에 7백만 뷰를 달성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작년 대비 매출 7.9% 증가를 기록했다. 존 루이스는 윈도우 디스플레이에도 펭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상황별로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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