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숍과 고급 음식점이 줄지어 있는 도쿄의 미나토구 미나미 아오야마의 골목 한켠에 들어선 건물이 화제다. 마치 대나무로 엮은 바구니 같기도, 격자무늬 망을 여러 겹 겹쳐놓은 것 같기도 한 이 건물은 대만의 파인애플 케이크 브랜드 서니 힐즈(Sunny Hills)의 첫 번째 일본 직영점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설계는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Kuma Kengo)가 맡았다.
2008년 설립된 이래 대만을 시작해 매년 싱가폴, 상해에 직영점을 오픈하며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전개 중인 서니 힐즈는 서니 힐즈 재팬을 설립하고 미나미 아오야마 직영점의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쿠마 켄고가 주목한 것은 지고쿠구미(地獄組み)라 불리는 일본의 전통적인 목조건축 기법이다. 그가 이 구조로 건물을 완성한 것은 스타벅스 다자이후(太宰府) 점에 이은 세 번째 시도이다. 숙련된 장인들의 손으로 하나하나 섬세하게 각재를 교차해 가며 쌓아올린 건물의 파사드는 지나가던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지고쿠구미란 통상적으로는 2차원으로 직교하는 2개의 부재를 연결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쿠마 켄고는 여기에 30도의 각도를 주고, 3차원으로의 결합을 시도해 지금까지 없었던 켜켜이 쌓아올린 듯한, 구조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입체적인 결합을 통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은 물론, 사용된 부재의 단면 크기가 60×60mm까지 가늘어질 수 있었다. 주재료로는 강도가 높고 향이 좋은 기후현(岐阜県)산 히노키(노송나무)를 사용했다. 사용한 목재는 모두 이어 붙였을 때 5.200미터에 달한다.
건물은 총 3층으로 구성되며 1층의 입구를 지나 2층, 3층에 매장이 마련되어 있다. 서니 힐즈는 구입여부에 관계없이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시식할 수 있도록 제품을 하나씩 제공하고 있어 각 층엔 넓은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 것도 서니 힐즈 매장만의 특징 중 하나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가늘고 길게 교차하는 목재 틈으로 들어온 빛과 히노키(노송나무) 특유의 향이 더해져 마치 숲속을 산책하고 있는 기분마저 든다.
파인애플 케이크가 가진 소재의 장점을 나무를 통해 표현했다. 입체적으로 결합된 각재 틈으로 빛이 새어 들어와 각 시간대에 따라 매장 안의 분위기도 변화한다. 매장을 찾는 이들에게 자신만의 좋아하는 시간대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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