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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말뫼(Malmö) 루지엄 현대 미술관(Rooseum Moderna Museet)

chocohuh 2014. 8. 5. 14:06

미술관 중에는 영국의 대영 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Musee du Louvre)처럼 거대한 미술관들도 있지만 작은 도시의 작은 미술관도 있다. 새로운 땅에 많은 예산을 들여 신축되는 미술관도 있지만, 적은 예산으로 예전 건물을 리노베이션하여 쓰는 미술관도 있다. 스웨덴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은 이처럼 작은 도시의 작은 미술관이 어떻게 인상적인 미술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 새로 만들어진 구조와 예전 변전소 부분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은 작지만 상당히 알찬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스톡홀름에 위치한 현대 미술관의 분관으로 순회 전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 도시의 시민들에게도 좋은 수준의 문화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관 규모는 작지만 순회 전시를 통해 전시 작품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지역 시민들은 연간 회원권 같은 정기권을 구입하고 작품이 바뀔 때마다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민들은 좋은 미술품 감상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미술관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이윤을 확보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시민들의 지속적 관심을 이끌어 냄으로써 운영에 대한 지지와 후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미술관이 지역 시민 사회의 호응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좋은 디자인이다.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은 접근성을 위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런 시내 중심가에 이미 위치한 1900년에 지어진 변전소 건물을 1988년에 리노베이션해서 사용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도 훌륭한 미술관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본래 변전소 건물도 공장 같지 않은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건물의 리노베이션을 맡은 탐 앤 비드고드 건축은 변전소의 파사드를 바꾸거나 가리는 대신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건물에 담긴 역사성을 잘 살리고 있다. 전체 리노베이션에 허용된 시간은 16개월이었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리노베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최소의 변경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자인을 이끌어 내었다고 한다.

 

 

 

 

 

인상적인 색채 사용을 통해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락커와 화장실. 역시 통일된 색채를 통해 분위기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평등의 나라 스웨덴답게 화장실은 항상 남녀 공용이다.

 

실제로 외부는 카페와 리셉션 그리고 상층 전시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붉은 오렌지색의 인상적인 구조물을 사용함으로써 건물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랜드마크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전통적인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에서 현대 미술관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공간에 현대성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멋진 구조물이지만 실제 예산은 얼마 안 든 것이 사용한 재료는 금속 구조물에 붉은 오렌지색을 페인트칠 했을 뿐이고 카페와 리셉션의 가구들도 기존의 가구에 페인트칠을 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내부의 전시공간. 공장 내부에 박스형 공간을 집어넣음으로써 보안 시설과 미술품 관리를 위해 필요한 온도와 습도 조절 장치의 설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피카소의 그림 등 상당히 고가의 그림들이 적지 않다. 이는 바로 보안 문제와 연결이 되는데, 예전의 벽돌 공장 건물에는 보안 시설을 집어넣을 공간이 없었다. 디자인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전소 시설로 쓰이던 곳에 거대한 흰색 박스 구조를 집어넣음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주 전시공간은 커다란 박스형 공간에 가변 벽을 둠으로써 색다른 현대 미술 작품이 전시될 때도 공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높은 천장 고를 가진 공간을 만듬으로써 높이가 높은 현대 작품도 전시가 가능하게 되었다. 아래층 전시공간과 위층 전시공간은 양쪽 끝의 두개의 계단을 통해 연결되는데 이를 통해 순환 구조를 만듬으로써 미술관에 필요한 동선 문제도 잘 해결하고 있다.

 

작은 미술관이지만 한쪽에 어린이를 위한 워크숍을 두는 것도 있지 않았는데, 이렇게 어린이를 위한 공간은 공공 미술관으로서의 본래 기능으로서도 중요하고 미래의 고객과 후원자를 확보한다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보안 시설이 필요 없는 어린이 워크숍 공간에는 위쪽에 예전 공장 시설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공장으로서의 과거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 워크숍. 공장으로서의 옛 공간을 위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축그룹 사나아(Sanaa)가 디자인한 뉴욕의 뉴 뮤지엄과 비슷한 느낌은 약간 아쉬운 감이 있지만, 말뫼 루지엄 현대 미술관을 둘러 본 전반적인 소감은 작지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비싸지 않고 소박하지만 정갈한 북유럽 디자인 작품을 감상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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