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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로스킬 페스티벌(Roskilde Festival)의 드롭 버킷(Drop Bucket)

chocohuh 2014. 5. 23. 08:46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웨덴은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 대중 문화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 유명한 가수와 그룹들을 배출해 왔고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독특한 하드락 그룹들로 유명하다. 그런데 덴마크로 넘어 오면 생각나는 세계적 가수나 그룹이 없지만 음악의 소비 면에서는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데 특히 매년 6월 열리는 로스킬 음악 축제가 유명하다

 

로스킬 음악 축제는 코펜하겐에서 서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로스킬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인데 유럽뿐 아니라 북미의 롤링 스톤즈, 메탈리카, 시규어 로스 등 유명 가수와 그룹 등이 초청되고, 13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축제이다. 본래 1970년대 미국의 우드스탁을 본떠 만들어진 음악 축제로 아직도 히피 전통이 강하다. 축제가 열리는 일주일 동안 관객들은 보통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면서 음악을 듣고, 술 때로는 마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정식 프로그램 중에는 알몸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 등 전체 분위기가 매우 개방적이지만 로스킬 음악축제는 음악을 좋아하는 북유럽 젊은이들이 한번쯤은 참가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렇게 술과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을 일주일동안 보내다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많이 느슨해지다 보니 화장실과 쓰레기 등 기본적인 시설이 문제가 되게 된다. 처음 하루 이틀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곧 온갖 쓰레기와 배설물들이 축제 장소를 뒤덮게 되고 비라도 내리면 전체가 차마 표현하기 힘든 난장판이 되면서 전염병이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많은 경우 일회용품 사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덴마크에서는 싸구려 텐트를 팔면서 로스킬 텐트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한번 쓰고 버리는 싸구려 일회용 텐트라는 뜻이다.

 

 

일회용 쓰레기통 드롭 버킷은 여러 행사에 쓰이는 히트 상품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공대의 두 학생인 헤이다 군나스도티르 놀서와 마리 스탐프 베어그린이 학기 과제로 드롭버킷이라는 일회용 쓰레기 용기를 디자인하였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학기 과제로 시작했지만 교수가 사업화 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회사를 만들었는데 투자펀드의 투자를 받아 성공적으로 제품을 출시했고, 첫해인 2013년 로스킬 음악축제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코펜하겐 시내에서 열리는 또 다른 음악 축제인 디스토션 축제에도 사용되었고 1년 만에 단순히 음악 축제뿐만 아니라 덴마크에서 열리는 다양한 종류의 야외 행사에 등장하는 품목으로 성장하였다.

 

 

드롭 버킷 사용 설명서

 

드롭버킷은 접어서 손쉽게 이동이 가능하고 가벼우며 손쉽게 버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전체적인 디자인도 깔끔하고 인상적이다. 또한 한쪽 면을 행사나 제품 광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용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한 점도 인상적이다.

 

 

로스킬 음악 축제에서의 드롭 버킷

 

 

지역 벼룩시장에서 사용되는 모습

 

로스킬 음악 축제에 등장한 또 다른 일회용품은 일회용 건물인데, 크리스토퍼 타일고와 베니 옙슨은 합판으로 축구공을 잘라놓은 형태의 돔을 만들었는데 전체 돔을 단 두 명이서 조립했다고 한다. 잘 알려졌듯이 축구공 형태의 구조물은 안정성이 좋기 때문에 단순한 합판만으로도 안전한 돔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합판의 신축성을 이용해 투명한 플라스틱 패널을 고정시킴으로써 별다른 접착제 없이도 방수가 되는 실내 공간을 만들어 음악 축제의 참가자들은 직접 준비한 조명과 자신들이 직접 작곡하거나 편곡한 음악을 들고와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하였다.

 

 

 

합판을 이용한 일회용 돔 구조물

 

로스킬 음악 축제의 홈페이지는 2010년 덴마크 디자인 상을 수상하였다. 홈페이지가 역동적이면서도 로스킬 음악 축제를 잘 표현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용자가 표를 사고 음악과 가수를 선정하고, 직접 소규모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이용자 참여와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점이 수상 이유였는데 그 이후로도 홈페이지는 본래 형태를 유지하면서 최근의 발전을 잘 담아내고 있다.

 

 

http://www.roskilde-festival.dk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