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Dallas) 시내의 중심에 개관한 내셔 조각 센터는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 메다르도 로소(Medardo Rosso), 헨리 무어(Henry Moore), 호안 미로(Joan Miró),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윌럼 데 쿠닝(Willem de Kooning) 등 세계에서 손꼽는 거장의 모던 조형작품과 현대 조형작품 300점 이상을 소장하고 전시하고 있다.
빌딩 숲 사이의 오아시스 같은 이 공간은 프리츠커 아키텍쳐 상(Pritzker Prize), AIA 골드메달 등을 수상한 세계적인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빌딩 디자인을 맡았고, 정원은 조경사 피터 워커(Peter Walker)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디자인되었다. 건물 전체가 유리로 둘러싸여서 시원하게 뚫린 시야를 제공하고 거리의 풍경이 건물 안까지 이어져 온다. 그 반대쪽으로는 정원을 가로질러 펼쳐져 있는 야외 갤러리가 보이는데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실내와 실외의 작품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997년 쇠퇴해가는 공업도시를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었던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Spain)은 이후 다른 도시의 미술관 건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소장품의 가치보다는 겉치장에 관심을 가지는 박물관이 많아지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았다. 그런 현상 속에서 폭발적인 혁신보다는 절제된 균형을 추구하는 미국 박물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붕이 없는 미술관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주조 알루미늄 패널이 유리지붕 위에 살짝 떠 있어 직사광선이 아닌 조절된 자연광이 갤러리 안에 스며든다. 실내와 야외의 갤러리 공간과 함께 강당, 교육과 연구시설, 카페, 미술관 스토어를 갖추고 다수의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레이먼드 내셔(Raymond Nasher, 1921년~2007년), 팻시 내셔(Patsy Nasher,1928년~1988년)가 소장한 300여 점의 작품은 19세기 후반에서 현재에 이르는 모던, 현대 조각 최고의 콜렉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1950년대 멕시코 여행 중에 고대 라틴 아메리카의 예술품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있었던 팻시 내셔(Patsy Nasher)는 작품을 보는 안목도 매우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레이먼드 내셔(Raymond Nasher)는 예술 작품을 상업 공간에 처음으로 설치한 부동산 개발업자이다. 그가 개발한 첫 번째 쇼핑센터인 댈러스 노스 파크 센터(North Park Center)에 큰 규모의 조각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동시에 그는 지역의 주요 미술 조직 발전을 위한 리더 역할을 하였다.
내셔 콜렉션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초기 모던 작업과 전후 시기의 작업, 추상과 구상, 엄청난 규모의 실외 작업과 친근한 크기의 실내 작업, 작품 소재의 다양성 등이 상당히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특별전시뿐만 아니라 미국에서의 첫 번째 마티스 조각 회고전인 마티스: 조각가로서의 화가(Matisse: Painter as Sculptor), 알렉산더 칼더와 현대 미술: 형태, 균형, 즐거움(Alexander Calder and Contemporary Art: Form, Balance, Joy) 등의 소장품 순회 전시도 한다.
내셔 조각 센터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워싱턴 DC의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니아 소피아 국립미술센터(the Centro de Arte Reina Sofia, Madrid, Spain), 이탈리아 플로렌스의 포르테 디 벨베데레(the Forte di Belvedere, Florence, Italy), 그리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박물관(the Tel Aviv Museum, Israel) 등에서 내셔 콜렉션의 순회 전시가 있었다. 1996년 10월에는 소장품 중 70점 이상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리전 오너 미술관(California Palace of the Legion of Honor in San Francisco)에 전시되었고, 1997년 2월에는 105점의 조각이 조각의 1세기: 내셔 컬렉션(A Century of Sculpture: The Nasher Collection)이라는 주제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에 전시되기도 했었다.
또 내셔 조각 센터는 다양한 이벤트 시리즈를 제공한다. 유명조각가나 신진 조각가의 새로운 작업을 살펴보는 작은 규모의 전시인 사이팅(Sightings),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사운딩스(Soundings), 특별히 조각만을 주제로 한 미술계 선구자들의 강의시리즈는 360: 예술가, 평론가, 큐레이터(360: Artists, Critics, Curators)라는 이름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미술관은 2014년 3월 27일 자정이 될 때까지(‘til Midnight) 이벤트의 일정을 발표했다. 야외 갤러리에서 2014년 5월부터 10월까지 여름밤 동안 미술관의 관람객은 무료로 콘서트와 영화 등의 문화공연을 즐길 수 있다.
어머니의 날(Mother's Day)을 맞아 메리 케이(Mary Kay)의 후원으로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시내의 심장부에 있는 댈러스 예술 지구(Dallas Arts District)는 수많은 사무실과 학교, 상점, 레스토랑이 있는 빌딩 숲 사이에서 도시 문화생활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내셔 조각센터를 비롯하여 음악, 오페라, 무용 공연을 하는 AT&T 공연센터, 공연과 시각예술분야의 손꼽히는 우수 고등학교인 부커 T. 워싱턴 예술 고등학교(Booker T. Washington High School for The Performing and Visual Arts), 댈러스 미술 박물관(Dallas Museum of Art), 제임스 버넷 사무소(The Office of James Burnett)가 디자인한 5.2에이커(약 6,400평)의 클라이드 워런 공원(Klyde Warren Park) 등 시각예술과 공연예술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내셔 조각 센터는 도시의 긴장감보다는 도심 속의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세계적인 거장의 입체 조형물이 만드는 여유로움으로 자연스럽게 예술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같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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