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건축회사 스뇌헤타(Snohetta)의 신작이라면 건축이 아닐까 싶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슬로와 뉴욕에 사무실을 둔 이 건축사무소 안에는 브랜드 디자인팀이 있다. 가장 최근의 작업은 텔레마르크(Telemark) 주의 시각적인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다.
노르웨이 남부에 자리한 텔레마르크 주는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안에서 내륙지, 산악 지대까지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지닌 곳으로, 노르웨이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운하로도 유명하다. 텔레마르크 주 의회는 관광 촉진을 위해, 스뇌헤타에 여러 관광 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텔레마르크의 시각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의뢰했다.
스뇌헤타는 이번 작업에서 대조를 핵심 아이디어로 삼았다. 촉촉한 것은 마른 것과 함께 내보일 때 더욱 촉촉해 보인다. 얼음장 같은 차가움은 따스한 햇볕 아래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적인 면모도 전통과 함께 짝을 이룰 때 새로운 관점을 얻기 마련이다. 텔레마르크의 첫 글자 T가 반으로 나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옥색으로 나뉜 T자가 심볼이 되었다.
서체로는 모노크롬(Monokrom)의 텔레폰(Telefon)이 채택되었다. 1930년대 건축가 게오르그 프레드리크 파스팅(Georg Fredrik Fasting)이 그린 공중전화 부스 레터링에 기반을 둔 서체로, 폰트숍(Fontshop)이 꼽은 2012년 최고의 서체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향수가 깃든 현대적 산세리프체라는 점에서 대조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텔레마르크 시각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적합한 선택이다.
한편 이번 시각 아이덴티티의 구성 요소를 손쉽게 제공하기 위해, 스뇌헤타는 온라인 사용 안내서도 함께 개발하였다. 텔레마르크 시각 아이덴티티를 활용하고자 하는 협력업체는 이곳에서 로고, 컬러 스와치, 템플릿, 시험용 서체를 내려 받을 수 있으며, 아이덴티티 사용 관련 지침서도 함께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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