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재활용 시스템 판트(Pfand)가 있지만, 보증금을 내지 않는 다양한 재활용 쓰레기들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재활용품 수거함은 각 나라마다 각기 다른 디자인과 용도가 있을 것이다.
독일의 재활용 분리수거함: 독일의 일정 구역마다 있는 공병 수거함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녹색, 갈색, 하얀색의 세 가지 색을 가진 수거함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색깔별로 병을 따로 모으는데 맥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답게 녹색과 갈색 병이 투명한 병만큼 많은 듯하다. 각각의 수거함에 모인 병들은 공장으로 옮겨져서 같은 색을 가진 병으로 재 가공된다. 또한 길거리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분리수거함으로 알루미늄, 유리병, 플라스틱병, 종이와 폐기하는 일반 쓰레기의 타이틀을 픽토그램과 함께 다른 색으로 구분하였다.
영국의 재활용 수거함: 재활용품 수거함답게 오래된 컨테이너를 고쳐 만든 수거함들도 눈에 들어온다. 독일의 분리수거함과 마찬가지로 병의 색에 따라 수거함이 나뉘어 있기도 하고 같은 색으로 식별이 쉽게 구분해 놓았다.
네덜란드의 빈병 수거함: 가장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네덜란드의 수거함은 어린아이도 접근할 수 있도록 낮은 위치에 투입구가 있다.
이탈리아의 공공장소 쓰레기통: 이탈리아의 공공 설치물 디자인 스튜디오 랩(Lab)23에서 제작한 공용 쓰레기통이다. 쓰레기통 답지 않은 세련된 외관과 패턴, 배색이 눈에 띈다.
북미의 공공, 가정용 분리수거 쓰레기통: 미국과 캐나다, 주로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분리수거 쓰레기통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직관성이 뛰어나다고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배색과 타이포그래피, 픽토그램의 기본적인 정보 외에도 투입구의 형태를 달리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친절한 직관을 제공한다. 모듈화되어 다양한 구성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보틀 뱅크 아케이드(Bottle Bank Arcade): 폭스바겐으로부터 지원받는 더 펀 띠어리(The Fun Theory)는 다양한 방식의 재미와 유머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행동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보틀 뱅크 아케이드는 그 아이디어를 빈병 수거에 적용한 2009년의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동네 한가운데에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설치되었다. 어린 시절 즐겼던 두더지 게임처럼 불이 들어오는 데에 위치한 투입구에 빈 병을 넣으면서 점수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득점을 볼 수 있고, 재미있는 배경음악과 함께 이 게임을 즐기게 된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여 구경하고 응원하며 즐기는 가운데 수거함이 설치된 하루 저녁 동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수거함에 집에서 모아둔 빈 병을 넣었고,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재미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임을 증명한 좋은 사례가 되었다.
더 월드 디페스트 빈(The World’s Deepest Bin): 더 펀 띠어리(The Fun Theory)의 다른 실험인 더 월드 디페스트 빈은 분리수거는 아니지만, 공원에 무단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를 막기 위한 재미있는 시도이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쓰레기통이라는 제목에 맞게 쓰레기통의 내부 상단에 설치된 장치를 통해 누군가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렸을 때 그 사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길게 들려주어 마치 깊은 우물에 무언가를 떨어뜨렸을 때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경험한 행인들은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쓰레기뿐 아니라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이 쓰레기통에 직접 주워다 버리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 역시 더 펀 띠어리(The Fun Theory)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블릭방예르(Blikvanger):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한적한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잠자리채 혹은 농구 골대 모양의 쓰레기통이다. “Blikvanger“라고 불리는 이것은 쓰레기통이라기보다 캔 수집함에 가깝다. 네덜란드어 블릭(Blik)은 음료수 캔을 의미하고 방예르(Vanger)는 영어로 캐쳐(Catcher), 즉 잡는 사람 혹은 물건을 의미한다. 적절히 풀이하면 음료 캔을 잡는 채 혹은 음료 캔 수집함으로 해석된다. 자전거 보급률이 높은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환경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다가 멈추지 않고 먼 거리에서도 눈에 보이는 블릭방예르(Blikvanger)에 음료 캔을 던져 넣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의 생활 습관을 반영하여 재미있는 방법으로 재활용 캔 수거로의 동참을 이끌어낸 아이디어다. 농구에서도 모든 슛이 골망 안으로 들어갈 수 없듯이 집어넣기에 실패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지만, 상관없다. 블릭방예르(Blikvanger)의 주변에만 모이면 거둬가는 인력이 음료 캔을 찾기는 이미 쉬워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활성화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다양한 대답들이 있을 수 있다. 더욱 시스템화 된 법적 제한을 이용할 수도, 쓰레기통 자체의 디자인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도, 그리고 뭔가 더 재미있는 방법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정답은 없지만, 디자이너들이 제안할 수 있는 해답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http://www.thefuntheory.com/bottle-bank-arcade-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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