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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덴마크 폴리티큰(Politiken)의 페이퍼 디자인

chocohuh 2013. 9. 23. 10:22

신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물론 정확한 진실을 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확하고 공정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떤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가 하는 것도 그 내용만큼 중요하다. 독자들이 어떤 것이 중요한 뉴스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뉴스의 내용을 빨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은 이런 의미에서 언론의 핵심 기능과 맞바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폴리티큰의 문화면 섹션 첫 페이지. 신문 디자인도 이렇게 과감할 수 있다. 영화감독을 인터뷰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걸고 있는데, 검은 색 배경에 인터뷰이의 얼굴과 헤드라인을 지퍼처럼 배열했다. 지퍼를 열고 영화감독의 마음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북유럽은 전체적으로 언론의 자유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한 2013년 언론 자유도 순위를 보면 핀란드(1), 네덜란드(2), 노르웨이(3), 덴마크(4), 뉴질랜드(5), 아이슬란드(6), 스웨덴(7)으로 상위권은 대부분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보통 삶의 질 등 대부분의 좋은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 않은 결과이다. 물론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유럽의 언론도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보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파격적인 이미지와 색상의 사용은 폴리티큰의 디자인을 돋보이게 만든다. 덴마크 오후스에서 열리는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문학축제를 소개하는 기사의 헤드라인으로 영어로 직역하면 Wild With Words라는 문학축제와 관련된 제목이다. 기사를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북유럽의 신문들도 다른 여느 나라들처럼 정론지와 선정적인 기사를 다루는 신문들로 나뉘어진다. 덴마크의 경우 전국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정론지로는 율란포스튼, 벌링스크 틸르느, 그리고 폴리티큰이 있는데 그중 신문의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율란포스튼은 보수적인 디자인인데 비해 벌링스크 틸르느와 폴리티큰이 가장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폴리티큰의 디자인은 2010년 유럽 신문상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2012년 뉴스 디자인재단의 가장 뛰어난 신문 디자인으로 선정되었다.

 

 

책을 소개하고 있는 페이지 드로잉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예술적이다.

 

폴리티큰은 일반적인 판형의 신문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앞에서 북유럽 언론들이 높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했는데 폴리티큰의 디자인은 이러한 언론 자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폴리티큰의 디자인은 적절한 사진의 사용, 강한 인상을 주는 캐리커쳐의 사용, 과감한 편집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지면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시각적으로 과감한 편집이 가능한 이유는 사회적으로 높은 관용도와 언론 자유에 대한 공감대가 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폴리티큰의 첫 페이지. 빨간색을 사용한 요일 표시와 신문이름 위의 이미지를 사용한 중요 기사 소개가 인상적이다.

 

신문지면을 보면 부분 부분 구역화가 잘 되어 있어 신문 한 페이지가 시각적으로 잘 만들어진 패치워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적절한 여백의 사용과 시각적으로 강렬하면서도 적절한 빨간색과 검은색 흰색의 대비는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폴리티큰 같은 경우 정치적으로 중도 좌파적 성향을 띄고 있는데 논조도 강력한 편이다. 그리고 디자인은 그러한 강력한 논조를 효과적으로 보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붉은색, 흰색, 검은색의 대비가 인상적인 디자인. 인상적인 그래픽과 헤드라인 부분의 숫자를 사용한 기사 요약이 돋보인다.

 

먼저 첫 페이지를 보면 요일이 강렬한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문이름의 윗부분으로는 그림과 이미지를 통해 주요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미지만 보고도 중요한 기사가 어디에 있는지 즉시 파악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문명은 안정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세리프폰트를 사용하고 있다.

 

 

문화면. 시각적으로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

 

섹션 페이지들은 과감한 이미지를 사용해 신문 지면을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신문을 읽는 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읽어내는 수준에서 나아가 진정한 문화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하고 있다.

 

 

섹션면의 페이지

 

각각의 뉴스 칼럼들은 빨간색 헤드라인을 통해 기사의 분류를 알려주고 있고 그 밑에 있는 기사 요약을 통해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