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되었던 수변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가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슬루스홀믄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 곳 북유럽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이 하나 있다. 이는 바로 항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도심 내륙 항구지역에 대한 고민이다. 대형 컨테이너 터미널들이 바다 쪽으로 이동하면서 내륙 쪽에 위치한 항구들이 그 본래 기능을 잃고 버리고 있다. 북유럽 나라들은 현재 이러한 버려진 도심지역에 새로운 지역적 기능과 가치를 불어넣을 아이디어들을 물색하고 있다. 먼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잠시 슬루스홀믄 지역의 역사를 살펴보겠다.
1940년대 알보 포틀랜드(Aalborg Portland)는 시멘트 공장 및 저장창고를 이곳에 건설한다. 또한 1960년대 중반까지 DFDS는 이곳을 유럽 선박 루트를 위한 화물창고로 사용하다가 1970년대에 문을 닫게 된다. 그 후 2003년 알보 포틀랜드 역시 북쪽 항구로 창고기지를 옮겨가게 되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슬루스홀믄의 항구의 상업적 주요 기능을 모두 상실하게 된다.
슬루스홀믄 항구 근처에 위치한 몇몇 교각들의 좁은 폭과 낮은 높이로 인해 큰 선박들의 드나들기가 어려워 더 이상 상업적 항구로의 기능을 다하기가 어렵게 되었고, 그리하여 코펜하겐시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지역을 더 이상 상업적 지역이 아닌 주거지역으로의 기능 전환을 모색하게 된다. 본래의 상업적 기능을 상실한 이 지역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것이다.
슬루스홀믄 커넬 시티 프로젝트
코펜하겐시와 항구건설사는 옛 산업항구였으나 현재 그 기능을 잃은 슬루스홀믄 지역을 되살리기 위해 슬루스홀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 커넬을 낀 주거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이곳은 총 1만 2천여 명의 거주자를 수용할 수 있는 코펜하겐의 신흥 수변 거주 지역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지역의 첫 입주는 2006년도부터 시작하였다.
슬루스홀믄 도시계획은 네덜란드 프로젝트인 자바 아일랜드(Java Island)와 보르네오 아일랜드(Borneo Island) 도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더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인 쇼르드 스테르스(Sjoerd Soeters)가 진행하였다. 코펜하겐시는 암스테르담의 두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는 의도 하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건축가, 쇼르드 스테르스에게 슬루스홀믄 프로젝트를 의뢰하였다.
1999년 처음으로 코펜하겐시에서 더치 건축가에게 이 지역 계획을 의뢰했을 때 강조했던 것은 거주지 디자인전략에서 부두를 중심으로 두는 것이며, 이 지역의 환경적, 역사적 의미와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코펜하겐 시청 도시계획 담당자 클라우스 라븐(Claus Ravn)은 말한다.
더치 건축가 쇼르드 스테르스는 슬루스홀믄의 도시계획 안에 암스테르담 자바 아일랜드와 보르네오 아일랜드의 도시계획의 정신을 그대로 이식하고자 하였다.
마스터 플랜은 네덜란드 자바 아일랜드의 사례를 그대로 따랐으며, 단지 중앙에 중정을 갖추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연립주택 단지에 의해 구역은 구획되었다. 1차로 600채는 2006년 후반에 완공되었으며, 나머지 500채는 2007년도에 완공되었다.
커넬 시티
이 도시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커넬(Canal 운하)을 낀 도시계획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지역의 아파트의 전망으로 항구 쪽 메인도로 방향의 전망이나 커넬 쪽 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지역에 만들어진 첫 번째 커넬은 2008년도에 완공되었으며, 이러한 교각이나 커넬이 이 거주 지역에 유입됨에 따라 코펜하겐 도시환경은 더욱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졌으며, 차별화된 지역적 특색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지역적 특색으로 코펜하겐 거주지역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커넬은 총 8개의 아일랜드를 연결한다. 각각의 아일랜드는 개별 중정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구역을 구분 짓게 된다. 이 도시계획의 기본 원칙은 8개의 아일랜드 간의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각 아일랜드 모두 균등한 기능을 발휘하는 균형 잡힌 수변 거주 지역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동시에 도시의 획일성을 탈피하기 위해 각각의 아파트와 주택들이 자기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가질 수 있도록 총 25개의 건설사들이 나누어 이 지역의 주택과 아파트 등을 디자인하였다.
다음으로 이 지역의 어느 아파트를 살짝 엿보면서 슬루스홀믄을 살펴보겠다.
단지 내 한 아파트 도면(Verelse: 방, Bad: 화장실, Kokken:부엌, Altan: 베란다, Stue: 거실, Gard: 북박이장)
아파트 1층 베란다에서 바로 물가로 접근 가능한 간이 테라스가 보인다. 발만 담그고 와인잔을 들고 해를 즐기거나, 개인용 작은 조각배를 타고 산책을 나가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도시계획에서 마지막까지 관건이 되었던 커넬브릿지. 코펜하겐 시측에서 예산문제로 마지막까지 이 커넬브릿지 건설에 고심했었다고 한다. 차량은 지나다닐 수 없으며 행인들과 자전거만 통행 가능하다.
8 Islands
슬루스홀믄이 네덜란드 프로젝트들과 차별화되는 데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이 프로젝트는 하나의 섬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겨울철 해가 짧은 북유럽이라는 지역기후를 고려하여 건물간의 간격을 유럽 기준보다 더 넓혀서 실내로 태양광을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 태양광의 각도가 낮아지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8개의 섬 모두에 각기 다른 유니트를 적용하여 디자인하여 도시의 다양성을 최대화하였다. 동시에 디자인과 계획에 있어서 아일랜드간의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이 지역의 주거 건물들의 층수는 항구 쪽 전망과 커넬 쪽 전망 그리고 주 보행거리 쪽 전망에 따라 건물의 층수를 총 4층에서 7층으로 나뉘었다.
Metropolis 아파트
이 지역의 중심지인 제티(Jetty)에 위치한 초고층 아파트 매트로폴리스는 영국 아방가르드 건축회사 퓨쳐 시스템(Future Systems)이 디자인하였다.
Amerika Plads(아메리카 광장)
Variation is the Key to Success
이 도시 계획의 컨셉은 다양성으로 이 지역의 모든 파사드는 같은 것이 하나도 없도록 기획하였으며, 건물의 재료 및 창문의 사이즈 및 타입과 건물의 배치에 있어서도 최대한 다양한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이러한 디자인들은 덴마크 건설회사 아키테마(Arkitema)와 약 20여명의 덴마크 건축가들이 담당하였다.
슬루스홀믄 프로젝트에는 약 150가지의 다양한 파사드 디자인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패치워크 파사드 방법이 적용되었다. 약 300여명의 건축가들이 근무하는 건설사 아키테마로서는 꽤 많은 양의 디자인이 과제로 나타난 탓에 이 회사의 대표인 바흐(Bach)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저는 하루 종일 회사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건축가들을 찾아 다녔다. 누가 슬루스홀믄 집을 만들어보겠나요? 하고 외치며 회사에 있는 젊은 건축가란 건축가는 다 찾아다녔었다. 회사의 약 20여명의 건축가들은 이 프로젝트의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했었기 때문에 실상 건축가 전원이 동원되어서 파사드 디자인을 하게 되었었다. 덴마크란 작은 나라인 관계로 이런 대형 프로젝트가 생기면 젊은 건축가들에게도 디자인을 실현화 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33살의 크리스티안 달스도르프(Christian Dalsdorf )와 30살의 안드레아 루센(Andreas Lauesen)은 이번에 두 개의 연립주택 파사드 디자인을 맡았었다. 한 채의 파사드는 목재로 마감하여 지붕을 경사지게 하고 목재로 마감한 덴마크 전통 가옥의 느낌을 디자인하였고, 다른 하나는 캔틸래버식 유리창에 무광택 글라스를 사용하여 덴마크 현대 디자인의 느낌을 표현하였다. 그 후 이들은 11개의 파사드 디자인을 더 맡아 진행하였다.
이 새로운 거주지역에 거주하게 될 거주자들은 또한 다양한 면모를 보인다. 이 지역에는 개별 소유 주택과 영구 임대 주택, 조합 소유 주택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Exporation of the Idea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더치 건축가 소에스터(Soester)는 건축적 아이디어를 수출한다는 것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는 외국인의 문화나 멘탈리티는 고려되지 않은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미래 도시로 탈바꿈한 스웨덴의 말뫼 지역이나 거주지역으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의 동쪽 항구, 현재 문화의 장이자 거주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중앙역 앞 항구 등이 모두 같은 사례에 속한다.
슬루스홀믄 남쪽 항구와 북쪽 항구로 나누어져 있다. 이번 프로젝트 지역은 가운데 점선으로 표시된 북쪽 항구지역(Sluseholmen Nord)이다.
더치 건축가 소에스터(Soester)가 제안한 계획안, 검은색으로 표시된 곳으로 총 8개의 섬으로 섬과 섬 사이는 커넬이 건설되며 각기 다른 디자인의 8개의 유니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코펜하겐에서는 마스터플랜에서 보여지다시피,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내를 가로지르는 수변공간에 대한 개발 및 계획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거의 완공이 된 상태로 입주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이다. 이 중 슬로스홀믄 프로젝트는 사진의 가장 아래 부지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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