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미스 반데 로에상 수상작으로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 위치한 하르파가 선정되었다. 미스 반데 로에상은 건축가 미스 반데 로에의 이름을 딴 상으로 유럽연합의 공식 문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와 미스 반데 로에 재단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유럽 최고의 상으로 2년마다 한번씩 시상한다. 2013년의 경우 유럽의 37개국에서 335점이 출품되었다.
하르파 콘서트홀 & 컨퍼런스 센터, 하르파는 아이슬란드어로 하프라는 뜻이다.
코펜하겐의 덴마크 건축센터에서는 하르파의 모형과 사진전시가 열리고 있다.
레이캬비크 도시 전경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있는 하르파 센터는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본래 이 건물이 계획된 것은 금융위기 이전이었다. 아이슬란드의 경제는 치솟고 있었고 부동산 거품은 건설 붐을 낳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거품의 주역이었던 아이슬란드의 은행인 란스방키는 북유럽의 외딴 섬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호텔, 레스토랑, 란스방키 본점, 고급 아파트 그리고 상업시설을 포함하는 거대 프로젝트였지만 아이슬란드가 금융위기에 휩싸이고 란스방키가 파산하면서 프로젝트는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후 란스방키가 국영화되면서 아이슬란드 정부가 콘서트홀과 컨퍼런스 센터로 프로젝트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하였다.
밤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파사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축소에도 불구하고 인구 30만의 작은 나라인 아이슬란드의 규모에 비하면 하르파 센터는 상대적으로 커 보인다. 아이슬란드 정부와 레이캬비크 시는 하르파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로 하면서 스페인의 빌바오를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낙후되어 있던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의 도시 빌바오에 미래적인 디자인의 구겐하임 뮤지엄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관광산업이 부흥하면서 지역 전체 경제가 연쇄적으로 발전하게 된 모범적인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레이캬비크의 하르파 센터는 이러한 빌바오 모델을 따라 국제적인 이벤트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슬란드는 미국과 유럽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리적으로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위치 덕분에 아이슬란드 항공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허브항공의 기능을 어느정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하르파 센터는 4개의 홀과 1.800석의 좌석을 가지고 있는데, 국제 행사 개최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다.
메인 콘서트홀. 강렬한 느낌의 붉은색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국제 컨퍼런스 등을 개최할 수 있는 홀들
하르파 센터의 설계와 디자인에는 여러번 소개한 적이 있는 덴마크의 헤닝 라슨 아키텍츠와 오후스의 아로스 뮤지엄을 소개하면서 소개한 적이 있는 아이슬란드 태생으로 덴마크와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인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그리고 아이슬란드의 바테리드 아키텍츠가 참여 하였다. 전체 면적은 28.000 제곱미터이고 1억 7천만 유로(한화 2.500억원)가 사용되었다.
하르파 센터는 한면은 바다쪽을 향하고 한면은 레이캬비크 도시를 향해 있다. 하르파 센터에서 중요하게 고려된 점은 건물이 시민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는 실패작이라 할수 있는데 반해, 오슬로의 오페라 하우스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하르파 센터는 이러한 코펜하겐의 실패와 오슬로의 성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시민들이 콘서트나 오페라 감상이 아니더라도 낮 시간에도 언제든지 방문해서 도시 경관을 보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미스 반데 로에상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철제 구조와 유리로 된 파사드
하르파 센터를 가장 특징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파사드이다.
전체 파사드는 강한 인상을 주는 유리와 철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건물의 구조는 화산섬인 아이슬란드의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무암 절벽에서 아이디어를 따 왔다는데 철제와 유리 구조 역시 현무암의 수많은 구멍 모양에서 나온 디자인이다. 기하학적인 모듈 구조를 통해 건축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다운 구조이다. 마치 칼레이도스코프처럼 빛이 여러 방향에서 반사되도록 함으로써 겨울밤에는 조명을 통해, 그리고 백야의 여름에는 햇빛의 반사를 통해 보석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디자인되었다. 이러한 파사드 디자인에서 중요한 컨셉은 건물이 주변 환경에 녹아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고유한 색과 빛을 가지는 대신에 주변 빛과 색을 반사함으로써 북유럽 자연의 아름다움을 도시로 끌어 들이는 효과를 주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하르파 센터가 아이슬란드를 찾는 관광객이나 국제 컨퍼런스 참석자들에게 아이콘적 관광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디자인과 건축에서의 성공이 금융위기로 인해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아이슬란드와 레이캬비크에 빌바오에 견줄만한 경제적 부흥과 성공을 가져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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