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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엑스트라마두라(Extramadura)의 응급구조 센터

chocohuh 2013. 5. 1. 13:25

공공건물 혹은 공관건물 같은 건물들을 엄청난 스케일로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 만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시청이나 군청 같은 곳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렇다면 응급구조대 분들이 일하는 혹은 목숨을 걸고 싸우는 소방관 같은 분들이 일하는 곳의 환경은 과연 어떨까 사뭇 궁금해진다. 불을 끄다 상해를 입어도 경질 당할 것이 두려워 일하다 다친 비용조차 입다물고 고스란히 자신이 쓴약 삼키듯 내야하는 우리네 현실에 비취어 보자면 스페인 지방 중 가장 가난한 지방 중 하나인 엑스트라마두라(Extramadura) 지방의 112 응급구조대 건축물의 아름다운 진화를 보고 있자면 묘한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함께 공존한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은 물론 이겠지만 지방 로컬의 건축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유롭게 디자인한 건물이 공공을 위한 이들이 일하는 곳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울 것이다. 건축가 다니엘 히메네즈(Daniel Jiménez)와 하이메 올리베라(Jaime Olivera)처럼 말이다. 이들은 스페인 사람들조차 위치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바다호즈(Badajoz)에 적을 둔 로컬 건축가들이다. 그들이 사는 지방을 위해 그들만이 아는 지역적 성격을 제대로 담은 근사한 건축물을 소개하겠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하는 모던한 이 건물이 바로 엑스트라마두라의 112 응급구조대 건축물이다.

 

 

마치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미스 반데 로에의 한 벽면을 연상 시키는 아름다운 측면

 

 

 

주변의 지형을 고스란히 살려 건물이 땅 아래 있는 것처럼 지붕이 마치 땅 위로 쏟아 오르는 듯 디자인하였다. 마치 땅속에 묻혀있던 피라미드가 살며시 고개를 든 듯한, 모습.

 

 

거대한 시멘트 건축물의 다른 측면과 아래층은 유리와 구멍이 뚫린 금속 재질의 재료를 이용해 변화를 주었다.

 

 

밖에서 보았을 때 숨은 듯 보이던 공간은 통유리가 놓인 벽면으로 투명하고 밝아 보인다.

 

 

스페인 건축의 특징답게 자연광을 최대한 수용한 복도.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복도 사이 나누어진 사무실과 복도. 높고 굴곡진 천정이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새로운 공기를 만들어 주었다.

 

 

응급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창이 넓은 위층과 아래층의 사무실이 충분한 채광과 함께 안정적이고 기능적으로 보여진다.

 

 

밖에서 보이던 천정은 안쪽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단조로운 공간에 활력을 만들어 준다. 별처럼 불규칙적으로 박힌 조명의 배치도 재미있다.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계단 중 하나. 마치 "천당으로 가는 계단"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부 공간의 전체적 톤은 안정적인 톤의 색상과 재료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결코 우리의 공공건물이 지닌 특유의 디자인 감각이 떨어지거나 촌스럽지 않다.

 

 

밖에서 보는 112 응급구조대 건축물의 풍경. 오르막이 진 땅위에 그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든 건물은 과시하지도 않고 위풍당당해 보이지도 않지만 아름답다. 시민을 위해 시민들의 목숨을 위해 싸우고 일하는 이들이 일해야 환경은 바로 이래야만 한다고 가슴 깊이 생각한다. 이런 건축물 디자인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로컬 건축가들의 손에 의해 디자인되고 완성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지만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해야 하는 일이다. 이런 일은 공무원들의 높은 안목과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