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인 루브르가 그 명성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단지 박물관의 규모나 셀 수도 없이 많은 콜렉션이 다가 아닐 것이다. 옛것을 기본 바탕에 두고 그 위에 시대에 맞는 진보를 늘 고민하고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겨왔기 때문일 것이다. 루브르는 그랑 루브르 프로젝트로 1993년 I.M. 페이(Pei)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가 설계한 피라미드는 대중들에게 공개되었고 현재 피라미드는 루브르를 가장 잘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끝내 이룬 그랑 루브르 프로젝트 후 20여 년 만에 또 한 번 시도된 도발적인 프로젝트 Arts de l’Islam이 개관을 한 지 1년하고도 6개월이 흘렀다.
Mario Bellini Architects
2002년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대통령의 제안으로 Arts de l’Islam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그 후 10년의 세월이 흘러 3번째 대통령인 프랑수아 올랑드(François Hollande)가 참석한 가운데 2012년 9월 18일 드디어 개관식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형태를 상상하고 현실화시킨 건축가는 Arts de l’Islam 국제 공모에서 당선된 건축가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와 루디 리치오띠(Rudy Ricciotti)에 의해 설계되었다.
알리바바 이야기의 하늘을 나는 금빛 양탄자란 별칭을 가진 이슬람관은 컨셉을 현실화하는데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고 결과물은 설계에서 보여준 그 이미지와 매우 잘 맞게 현실화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800m²에 달하는 면적의 금속 프레임으로 파동 하는 형태를 표현해야 했는데 관절같이 이어진 8,000여 개의 파이프 덕분에 30층 정도 되는 8개의 기둥만으로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미학적으로도 가볍고 섬세한 느낌을 줘야 했으므로 파이프의 두께를 정하는 데만 해도 수차례의 계산과 실험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최소한의 기둥을 사용한 덕에 이 금빛 양탄자는 실제로도 바람에 의해서 떠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준다. 옛 건물들의 파사드를 유지하면서 3,000여 작품을 수용해 전시할 수 있는 총 전시 규모 3,500m²의 전시관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건축가들은 지상으로부터 12미터 정도의 깊이를 확보한 후 두 개의 층으로 공간을 만들어 자연광을 적극 받아들이도록 이 금빛 양탄자를 지붕으로 씌운 것이다. 이곳을 에워싸고 있는 옛 건물들 안에서 내려다보더라도 파동하는 금빛 양탄자 안에 전시 오브제들이 다 드러나 보이지는 않는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그 느낌이 이 구조물을 더욱 신비스럽게 만드는 듯했는데 특히나 빛이 밝은 날이면 금빛 양탄자를 내려다보는 느낌도, 그 아래 이슬람 전시관에서 느끼는 느낌도 모두 매우 특별하다.
내부 전시 모습
금속 실로 짜놓은 듯 보이는 유리 위쪽의 외피
컨셉에서부터 개관까지 총 10여 년이 걸린 이 프로젝트는 총 공사비용만도 어마어마하다. 1억 유로, 원화로 1,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했는데 총 프로젝트 비의 반 이상을 모로코 Mohammed VI왕, 쿠웨이트 국왕, 오만의 군주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에서 후원하였으며 그 나머지는 프랑스 정부와 기업들이 후원했다.
서양의 대표적인 박물관 루브르에 이슬람관이 파격적인 건축 디자인으로 세계의 이목을 끌며 개관한 지 1년 6개월이다. 세계 각기 다른 곳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이곳에서 종교적,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서로 다른 문화를 순수하게 이해하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문화적 이해의 시작으로 정치나 종교에서도 소통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라는 맘이다.
컨셉 그래픽
건축가 Mario Bellini
외부에서 본 보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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