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품 디자이너 마사유키 하루타(Masayuki Haruta)와 료사쿠 아오키(Ryosaku Aoki)가 함께 만든 크리에이티브 유닛 텐트(Tent)가 만들어내는 것은 생활에 깊이 뿌리내린 디자인이라는 것과 심플하지만 사물로서의 존재감이 분명한, 그리고 실용적인 것들이다. 각자 가전 메이커와 디자인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던 두 사람은 서로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과 목표로 하는 방향성이 같다는 사실을 알고 2011년 텐트라는 이름의 유닛을 결성한다. 의뢰 받은 프로덕트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셀프 프로덕트 즉, 자사 상품을 기획 및 판매하고 그 포장과 발송, 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두 사람이 도맡아 진행하는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 그 계기는 텐트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2011년 당시, 전람회에서 발표한 오리지널 프로덕트를 메이커와 제품화를 위해 진행했지만 도중에 좌절하고 말았고 이렇게 된 거 우리 힘으로 제품화를 진행해 버리자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북 온 북(Book on Book), 5미리 두께의 아크릴로 시즈오카에서 수작업으로 제작, 2013년
디스플레이 클리너(Display Cleaner), 칠판을 지우듯 컴퓨터나 노트북의 액정 화면을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디지털 디바이스 시리즈 뉘앙스(NuAns)에서는 브랜드 런칭 단계에서부터 관여하며 제품뿐만 아니라 카탈로그, 패키지, 웹 등의 일련의 디자인을 모두 담당하며 화제가 되었다. 뉘앙스는 스마트 폰 액세서리를 전개하는 트리니티 사의 오리지널 브랜드 심플리즘(Simplism)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다. 디지털 디바이스가 오피스뿐만 아니라 주거공간이나 카페 등의 가까운 장소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목제 테이블 패브릭 패드 등 다양한 공간과 장면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모든 제품에 있어 미사용 시에는 금속단자가 노출되지 않는 구조를 개발하고 소재로는 따뜻한 촉감의 펠트나 나무 등을 사용했다. 집 안을 둘러보면 나무는 주택이나 점포의 구조는 물론 가구 등의 요소에서도 쓰이는 소재로 생활도구에서도 보다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열을 내는 전자기기에의 사용에서는 방수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했고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그들이 디자인을 진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디자인 컨셉이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될 것인가 등의 수많은 요소들을 종이 위에 적어두고 그 안에서 조금씩 좁혀가는 방법으로 컨셉을 정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 안에서 우리가 뭘 만들려고 했지? 하는 질문을 몇 번이고 자신들에게 되묻는다. 진행 도중에 문제가 발생할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일단 모든 일을 멈춘다. 절대 애매한 상태를 그대로 두고 진행하는 일은 없다.
컨셉과 함께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목업 제작과 검토에 있다. 어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스케치를 하기 보다도 페이퍼 목업을 제작해 본다. 그것을 집으로 가져가 다양한 장소에 두고 색상이나 소재, 손에 잡았을 때의 사이즈, 디테일, 공간과의 조화 등을 검토한다. 그 후 스케치 단계로 넘어가 다시 목업을 만들기를 반복한다. 머릿속에서나 종이 위에서 아무리 좋아 보이는 아이디어도 입체로 만들었을 때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텐트가 주창하는 컨셉은 봐서 즐겁고, 만져서 기쁘고. 사용하면 할수록 애착이 생기는 디자인이다. 디자이너 하루다 마사유키는 디자인의 아이디어나 신선함은 보는 순간 단번에 전달되는 것이라고 한다. 시간으로 따진다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보다도 매일같이 사용하면서 조금씩 애착이 커져가는 물건, 긴 시간을 들여 조금씩 전달되는 것이야 말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흥기업의 대두나 역사 깊은 기업들의 세대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요즘, 새로운 감성을 가진 젊은 경영자들과 팀을 이루는 프로젝트가 늘어가고 있는 것 또한 그들의 가능성을 넓혀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클라이언트 워크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동안 바빠서 손을 놓고 있던 셀프 프로덕트 기획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이다. 결성 후 5년. 앞으로 더 깊이 있고 넓어질 그들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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