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가 아예 전등갓 모양으로 생겼다면 어떨까? 스위스의 로잔예술대학 ECAL(Ecole Cantonale D'art De Lausanne)에서 제품 및 산업 디자인 과정을 마친 르노 데프랑세스코의 전구 LMP(Bulb LMP) 콜렉션이다. 과거의 전구처럼 유리를 사용하였지만 그 형태는 사뭇 다르다. 르노 데프랑세스코는 압축유리를 이용해 전구를 전등갓과 같은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과거의 전구에서 유리가 필요했던 이유는 필라멘트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발광다이오드 LED 전구엔 보호해야 할 필라멘트가 없다. 우리는 왜 새로운 기술에 지나간 기술의 스타일을 입히는 것일까? 즉 LED 전구에 유리를 사용한다 해도 예전과 같은 모양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LED 기술은 30년 이상의 놀라운 내구성을 지닌 한편, 특정한 형태의 유리가 필요하지 않다. 그렇기에 그 자체로 하나의 오브제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전구라는 사물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전구 LMP에서 유리는 아래를 향해 점차 넓어지는 형태로 착색유리여서 산광의 효과도 있다. 단독으로 혹은 여러 개를 모아 함께 설치해도 좋은 디자인이 된다. 소켓에 꽂는 전구 끝 부분은 기존의 회전 장착식 전구의 표준 규격을 따랐다. 광원이자 분위기를 자아내는 원천으로서의 전구 LMP는 2014년 ECAL 졸업전시회에서 열리는 최우수 신인 디자이너 시상에서 BG 지속가능성 발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산되지 않았을 뿐이지 전구 LMP는 거의 완성품에 가까운 프로토타입으로, 르노 데프랑세스코의 졸업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며 특히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디자인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익숙한 사물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는 의미에서, 그의 전작 투명 플라스틱 밴드를 통해 음악을 전하는 헤드폰 바이브소(Vibso)도 흥미롭다.
http://www.dezeen.com/2015/01/07/renaud-defrancesco-led-lightbulb-lampshade
http://www.dezeen.com/2014/02/27/headphones-by-renaud-defrancesco-transmit-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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