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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가든 브릿지 프로젝트(Garden Bridge Project)

chocohuh 2015. 1. 20. 10:35

런던 교통 공사(Transport for London)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템즈강(Thames River)에 정원형태의 보행자 전용 다리를 설치하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름하여 가든 브릿지 프로젝트로 강북의 템플(Temple) 지역과 강남의 사우스 뱅크(South Bank) 지역을 연결하는 계획이다.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에 침체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영국 여배우 조안나 럼리(Joanna Lumley)가 추모 정원 다리 건설을 처음으로 제안하였다. 그저 그녀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가든 브릿지가 템즈강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채택되어 곧 현실화를 앞두게 되었다.

 

 

 

중세 시대부터 템플 지역은 왕립 재판소와 법률 학교를 비롯해 법률 사무소가 밀집해 있어 런던 법조계의 중심역할을 해왔다. 위치상으로는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 채링 크로스(Charing Cross)와 함께 도심에 있으나 지역 특성으로 인해 한산하고 삭막하다. 반면 사우스 뱅크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복합 문화센터인 사우스 뱅크 센터(South Bank Centre)를 중심으로 런던 아이(London Eye), 더 샤드(The Shard)와 같은 랜드마크가 자리하고 있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두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침체한 도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가든 브릿지 위치 선정의 주된 목적이다. 다리가 완공될 시 현재 연평균 방문객 수의 18%350만 명의 방문객을 추가로 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대적인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2004년 최연소 왕실 산업 디자이너(RDI)로 선정됐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성화대, 런던 이층 버스 리 디자인 등을 통해 디자인의 혁신성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그가 설립한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와 조경 건축가 댄 피어슨(Dan Pearson)이 디자인 및 설계를 맡았고,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아럽(Arup)의 기술 협력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길이 367m, 너비 30m의 다리는 내식성이 좋은 백 동 소재(Cupronickel)로 제작될 계획이다.

 

 

 

 

 

토마스 헤더윅은 자신의 디자인을 물 위에 떠 있는 두 개의 화분이라고 설명한다. 다리 주변부에 화단을 조성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다리 전체가 강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정원에 가깝게 디자인했다. 그저 강을 건너기 위한 통로가 아닌 머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가든 브릿지가 완공됐을 때 사람들이 그곳을 약속 장소로 사용한다면 그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계절의 정취와 자연이 주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인간미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자 하였다.

 

 

하지만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할 초기 계획과는 달리 런던시 교통 예산과 영국 재무부 예산에서 각각 3천만 파운드를 지원하면서 프로젝트의 위치, 비용, 목적을 두고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런던 시민의 편의를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관광객들만을 위한 보여 주기성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는 워털루 브릿지(Waterloo Bridge)가 가든 브릿지 예정 대지 바로 근처에 있어 실질적인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가든 브릿지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에 대해 토마스 헤더윅의 답변은 이렇다. 언제나 무언가를 짓지 않기 위한 좋은 이유는 존재한다. 가든 브릿지가 우선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만 존재한다면 어떤 곳을 가보고 싶은 욕망은 사라질 것이다. 런던의 랜드마크로써 사랑받는 세인트 폴 성당,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심지어 가장 최근 사례로는 런던 아이(London Eye)가 지어질 때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 누구도 허물자고 하는 사람은 없다. 2차 세계 대전 후 폐허가 된 런던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건축물을 짓기 보단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는데 더 가치를 두게 됐고 그 때문에 파리나 바르셀로나와 같은 도시에 비교해서 런던은 혁신적인 공공 건축물 프로젝트에 유독 소심하였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지층과 같은 도시의 스펙트럼을 후대에까지 전하기 위해서는 도시에 새로운 층 쌓는 작업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아이들이 커서 가든 브릿지가 건설되는 모습을 지켜봤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와야 하지 않을까 한다.

 

http://www.gardenbridgetrust.org/index.html

http://www.heatherwick.com/garden-bridge/#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