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초코렛 HUHSI chocolate

착한디자인

카이 린(Kai Lin) 제품 디자이너

chocohuh 2014. 9. 22. 17:57

산양이 수직으로 가파른 산을 오르는 유튜브의 영상을 보다가 제품 디자이너 카이 린은 소중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4학년생인 그는 그 당시 의족 디자인 수업을 수강 중이었고, 산양이 빠르고 정확하게 가파른 산 표면을 이동할 수 있게 하는 해부학적 구조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다리가 절단된 암벽등반가 전용 의족인 클리파(Klippa, 스웨덴어로 절벽을 의미)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카이 린은 산양의 해부학 구조에 대해서 조사를 했고, 산양의 발굽에 작은 틈이 있어 흡입 작용을 하며 발굽의 튼튼한 외피 덕분에 아주 가파른 곳에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디자인 가능성을 살펴보다가 11명의 참전 용사들이 히말라야 2만 피트 상공에서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다룬 하이 그라운드(High Ground)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그는 암벽등반이야말로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전에서 다리를 잃은 참전 용사들이 귀국 후 활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고강도 스포츠임도 알게 된다. 팔 다리 절단 환자 중 상당수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이며, 그 중 많은 수가 육체적, 정신적 상처에 시달리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보통 환자뿐만 아니라 그가 만든 암벽등반용 의족을 이용하여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것을 디자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한다.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서 제품 디자인 전공자인 카이 린은 지역 암벽등반 체육관인 브루클린 보울더(Brooklyn Boulders)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노련한 암벽 등반가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기술이라든지 발목 관절, 근육 사용 등을 물어보았다. 본인 자신도 체육관의 암벽 등반 시설을 경험하면서 감각이 없이 오르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기 위해서 청색 고무 죽마를 매고 시도해 보았다. 표면 크기가 다양한 청색 고무 죽마를 만들어서 의족에 맞는 사이즈는 얼마인지를 테스트해 보았다.

 

 

 

발바닥 표면이 너무 넓으면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가 없고 발을 내딛기도 쉽지 않다. 반면에 접촉하는 면이 너무 작으면 균형을 잃게 된다 카이 린은 사람의 발바닥 비율에 맞게 세 개의 사이즈 100%, 50%, 25%를 만들었고 가장 적합한 사이즈는 50% 사이즈와 25% 사이즈의 중간 정도이며 이렇게 되었을 때 접촉하는 면은 제한적이면서 균형은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내용을 정말 멋있는 일련의 스케치에 투영했고 그의 조사 결과와 더불어 체력 손실, 간접 관절, 감각 부족, 잡는 힘 부족 등 의족 암벽 등반가들이 밝힌 문제점들을 반영했다. 첫 번째 클리파 스케치가 산양으로부터 받은 영감에 기초한 직접적인 생체모방이었다면, 두 번째 스케치는 더 사람 같은 느낌을 준다. 이들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는 청색 고무와 3D 프린팅을 활용한 질감이 있는 굽, 말굽 같은 발바닥, 고무 신발 케이스를 가지고 원형(Prototype) 5개를 만들었다. 이들 원형 중 가장 좋은 것을 가지고 최종 디자인을 완성했고 산양의 해부학 구조를 인간의 발에 적용하게 되었다.

 

 

 

 

 

클리파 제품을 보면 발에 작고 뾰족한 발가락이 달려 있다. 이 뾰족한 발가락은 미적인 것 뿐 아니라 암벽 등반을 할 때 발을 조그만 틈새에 걸침으로써 안정되게 올라갈 수 있게 한다. 발의 굽에 약간 질감이 있고 작은 틈과 말굽 같은 바닥처리가 되어 있어 암벽 등반 시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넓은 굽 덕분에 서있거나 걸을 때 더 안정적일 수가 있고 탄력 있는 중쇠관절과 그 속에 스프링과 신축성 있는 고무 끈이 있어서 충격을 흡수하고 등반 시 발목관절에도 좋다.

 

 

 

 

 

 

 

 

 

클리파 최종 디자인을 솔리드 워크(Solid Works)가 모델링한 덕분에 그가 원하는 모양과 외관을 얻을 수가 있었다. 기존 하드웨어에 맞게 스크루, 신축성 있는 고무 끈, 너트와 볼트를 온라인으로 구입했고 MDF로부터 의족의 본체를 CNC 밀링한 후 실제와 비슷한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샌딩과 페인트 작업을 했다. 의족의 발 부분은 스트라타시스(Stratasys in PLA)사 디멘션 프린터(Dimension Printer)를 이용하여 3D 프린팅으로 완성했다.

 

 

 

 

카이 린은 아직 기능적 원형을 만들진 못했지만 그와 함께 일할 환자를 찾기 위해서 현재 병원에 연락 중이다.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절단 부분마다 맞춤형 소켓을 넣고 사용자 각각에 맞는 높이 조절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과제가 예상되긴 하지만 현재 시판 중인 다수의 의족 제품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이미 해결하였으므로 그는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경량이지만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 최종적으론 유리섬유로 된, 고무 발을 갖춘 클리파 제품을 생각 중이다.

 

한편 그는 학업을 마쳐야 한다. 현재 의료장비 수업을 듣고 있으며 장루(Stoma) 인공항문 용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이러한 실제 사람을 찾을 수가 있고 그들과 말하고 인터뷰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 내년 학교를 졸업하면 최종 사용자를 진심으로 위하면서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당 분야를 많이 연구하는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http://portfolios.pratt.edu/gallery/16820519/KLIPPA-Prosthetic-Leg-for-Rock-Climbers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