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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핀란드의 피스카스(Fiskars) 365주년

chocohuh 2014. 7. 14. 11:10

1649년 핀란드에서 작은 상점으로 출발한 피스카스(Fiskars)가 올해로 36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언론행사를 하였다. 코어77(Core77)은 이 행사에 초대를 받았는데 보통은 이런 행사에 불참을 통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회사의 긴 역사와 상징적인 디자인은 이들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했다.

 

 

 

 

 

 

 

 

1. 자르기의 장인

 

처음부터 우리 인간들은 사물을 자름으로써 우리의 환경에 적응했다. 나무를 기어오르며 동굴에 살던 인간은 나무를 적절한 크기로 자르는 도구를 고안했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수십만 년이 흐른 뒤 우리의 현대 생활은 잘라져있거나 잘라야하는 물건들로 가득 차있다. 우리 머리의 머리카락, 우편함에 들어있는 포장물, 앞마당의 잔디, 유효기간이 지나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하는 신용카드. 우리는 잘려진 천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부엌에서 포장을 잘라 도마 위에 야채를 놓고 자른다. 우리는 요리를 하면서 음식을 자르고 먹을 때 그것을 또 다시 자른다.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칼, 전지 가위, 일반 가위들을 집안 여기저기에 있는 서랍에 넣어두고 있고 우리가 가진 이런 도구들은 생각보다 더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위를 몇 개나 갖고 있냐고 물어 보면 그들은 하나 또는 둘이라고 답한다. 피스카스의 제품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인 헤이키 사볼라이넨(Heikki Savolainen)이 말한다. 그러나 직접 집안을 둘러보라고 말하면 실제로 그들은 네 개, 다섯 개, 또는 여섯 개의 가위를 가지고 있다.

 

 

사볼라이넨의 말은 당연히 옳다. 그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위의 대명사로 알려진 피스카스의 제품담당 책임자니까. 그러나 피스카스의 본고장인 핀란드, 더 나아가 스칸디나비아와 유럽, 그리고 점차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이 회사는 거의 모든 것을 자르는 도구들을 만드는 기업으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피스카스의 공장에서는 몇 센티미터에서부터 1미터가 넘는 것까지 다양한 길이의 도구들이 쏟아져 나온다. 포괄적인 가위 제품들뿐 아니라 부엌칼, 원예용 가위, 전지 가위, 가지치기 가위, , 나무울타리 가위, 손도끼, 목재절삭용 도끼, 정원용 제초기, 릴 잔디 깎기, 절단기, 천공장치, 삽 등 그들이 디자인하고 제조하는 수천 가지 제품들을 나열하기에는 이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그리고 이 회사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들만이 아니다. 미국 해병대는 피스카스의 자회사인 거버(Gerber)가 디자인한 접이식 야전삽으로 참호를 만든다. 또한 피스카스의 최고경영전략책임자(CSO)인 막스 알프탄(Max Alfthan)은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페라리 공장에 갔을 때 나는 자동차 시트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피스카스 가위로 자르는 것을 보고 흐뭇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가위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아마도 그 회사의 장인이나 공장 측에서 스스로 그 가위를 선택했을 것이다.”

 

 

 

해병대나 페라리 차는 접어두고라도 피스카스는 단순한 절삭도구를 넘어서는 디자인 브랜드로 자라왔고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날이 달린 도구들이 피스카스 브랜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기업 인수와 자체적 진화를 통해 이 회사는, 말장난을 부려보자면, 소비자 제품의 파이에서 더 큰 조각을 잘라내기 위해 새롭게 스스로를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을 다름 아닌 디자인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

 

2. 기능성, 혁신과 디자인을 통한 오랜 지속성

 

 

물건들을 자르기 위해서는 금속이 필요하고 자르는 도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금속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자르는 도구들의 디자인이 전문인 피스카스가 제철소로 출발한 것은 매우 적합한 일이다. 그것은 1649년의 일이었으니 놀랍게도 이 회사는 올해로 365주년을 맞이했다. 수많은 경제 위기, 원자재 부족, 기술 변화, 그리고 전쟁과 기아 같은 고전적인 악조건들을 견뎌내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이만큼 다양한 소비자 제품과 도구들을 디자인, 제조하는 가장 오래된 기업들 중 하나일 것이다.

 

 

 

이 회사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한편 과거의 실책들을 고쳐나감으로써 생존에 성공했다. 그것은 3세기 반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작업이지만 피스카스의 창업자인 피터 토르뵈스테(Peter Thorwoste)로부터 현재의 CEO인 카리 카우니스칸가스(Kari Kauniskangas)에 이르기까지 그 전통은 이어져 내려왔다. 카우니스칸가스는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유산이 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이 CEO로 있는 동안 회사가 위기에 빠지는 상황을 초래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그는 2008년부터 급속히 팽창되어 가는 피스카스 제국을 모든 부문이 적어도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는 다면화된 기업체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 목표는 디자인 역량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카우니스칸가스가 지휘권을 잡기 이전부터 피스카스는 디자인 중심의 브랜드들을 영입해왔고 그의 지도하에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는 기업 미션과 함께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브랜드 소비자 제품 기업이라는 모토로 통합되었다.

 

 

우리의 미션은 기능성, 혁신, 디자인을 통해 즐거움을 증진시키고 일상의 과제들을 해결해주는 지속력 있는 상품들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 미션을 가진 피스카스의 분야는 절삭용품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문제 해결자로 인식하며 특히 CSO인 막스 알프탄(Max Alfthan)이 말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해결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래된 도구들을 개선하고 완전히 새로운 도구들을 창조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디자인 팀들은 인상적일 만큼 폭넓은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피스카스 브랜드만 보더라도 아마도 인간이 최초로 발명한 도구로 짐작되는 도끼에서부터 식물의 생장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LED 전등으로 허브를 재배하는 카운터 위의 이동식 온실인 인도어 가든(Indoor Garden)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이 두 제품들은 아무런 연관성도 없어 보이지만 기업 미션을 다시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피스카스 브랜드 제품 라인의 디자인 역량이 충분히 뛰어나긴 하지만 앞서 언급한 새로 인수된 회사들 역시 회사에 새로운 정체성과 더 높은 판매고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들은 피스카스 산하에서 디자인 중심 기업으로 각자 브랜드의 개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기반을 둔 거버(Gerber)도 그런 자회사 중 하나로서 자체적인 칼과 관련된 도구 제품 라인으로 사냥꾼, 군인, 방문 판매원 등 야외활동이 많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딸라(Iittala)는 일생을 함께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창조를 추구하는 실내 중심 기업이다.

 

 

 

 

일생을 함께하는 이라는 말은 공통의 화두로서, 거버(Gerber)는 내구성이 강하고 멈추지 않는 도구들의 생산을 목표로 하는데 비해 이딸라(Iittala)의 가장 유명한 제품들은 각각 1932년과 1936년에 디자인된 알바 알토(Alvar Aalto)의 꽃병들과 아이노 알토(Aino Aalto)의 유리컵들이다. 그리고 물론 현재 이딸라의 디자인 디렉터는 하리 코스키넨(Harri Kospinen)이며 그는 예전 코어77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은 비즈니스에서 특별한 가치를 갖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것은 정말로 가장 중요한 핵심이고 어느 산업 분야에서나 근본적이고 통합적인 부분이다.

 

 

피스카스 본부를 방문했을 때 우리에게 특히 좋았던 것은 그 행사가 디자인 중심의 행사가 아니고 피스카스 창립 365주년을 축하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래도 모든 부분에서 디자인에 대한 강력한 언급이 빠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카우스니칸가스나 코스키넨만 디자인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회사 전체의 신념으로 우리가 만난 주요 인사들 이외에도 회사 임원진 모두의 대화에 반영되었다. 앞서 언급한 피스카스의 CSO 알프탄은 기능이 정말로 형태를 만나는 지점에 대한 그의 애정과 디자이너, 예술가들과의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디자이너, 예술가들과 협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되는 부분이었다. 예술가들은 물건을 변화시킨다. 예술가들과의 협력에서 탁월한 부분은 그들이 매사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무엇이 창작 가능한가에 대해서도 도전을 한다. 예를 들어 알바 알토의 꽃병은 당시의 기술로는 제작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예술가와 유리 제작자들은 함께 협력했고 문제를 해결해냈다.

 

 

디자인과 경계 넓히기를 통한 피스카스의 문제해결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거기에 이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1960년대의 급진적인 제품 디자인 실험이 현재의 그들의 성공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1961년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플라스틱 식기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는 아이폰 5C를 소개하면서 아름답고 전혀 부족함이 없는 플라스틱이라고 묘사했다. 이 말은 오늘날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부족함이 많다는 뜻을 내포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 플라스틱으로 작업한 일부 초창기 산업 디자이너들이 플라스틱이라는 재료의 새로움을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고심했던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꽤 흥미롭다.

 

 

 

학생 시절 산업 디자인의 역사를 수강한 디자이너라도 디자인 연대표에서 비어 있는 부분이 있다. 디자인 스쿨에서는 보통 1964년 경 헬러(Heller)에서 만든 마시모 비녤리(Massimo Vignelli)의 플라스틱 식기가 대중 시장 디자인으로는 처음 성공한 것이라고 배우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먼저 이탈리아가 아닌 북쪽의 핀란드에서 플라스틱 식기 디자인 돌풍이 일어났다.

 

피스카스(Fiskars)는 제철소로 시작해 점점 제강 분야로 전환하면서 1961년에 금속 산업 분야에서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그 당시 미래의 재료로 알려진 플라스틱이 출현하자 피스카스는 기회를 직감했다. 플라스틱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였다. 피스카스는 플라스틱에 관해서는 금속 분야만큼의 전문성은 없었지만 올로프 뵉스트롬(Olof Backstrom)이라는 재능 있는 산업 디자이너가 있었다.

 

뵉스트롬에게 플라스틱, 특히 멜라민으로 식기를 만들라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그는 혼자 작업할 생각이 없었다. 브라운 디자인의 역사(History of Braun Design)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울름 디자인 학교(Ulm School of Design)에서 새로 채용한 디자이너들 중에는 디터 람스(Dieter Rams)도 있었다. 피스카스도 현지에서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을 쓰기로 했고 뵉스트롬은 헬싱키 예술 디자인 스쿨(Helsinki School of Art and Design)에서 남녀 한 명씩 재능 있는 디자이너를 찾아냈는데 바로 마티아스 잉그만(Mattias Ingman)과 기탄 란스트롬(Gittan Landstrom)이었다. 이들을 피스카스에 정식 채용하는 절차가 마무리되자 뵉스트롬은 자신의 디자인 팀을 꾸릴 수 있었다.

 

그 결과 접시, 그릇, , 머그잔, 받침, 서빙 접시, 마말레이드 병, 계란 컵, 재떨이 등 사실상 식탁에 놓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130가지가 넘는 피스로 이루어진 식기 라인인 피스카민(Fiskamin)이 탄생했다.

 

 

피스카민 수집가 겸 저자 미코 알토(Mikko Aalto)

 

조나단 아이브의 표현대로라면 모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이 새롭고 밝은 색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핀란드에서 흑백 티브이를 보던 시절에 피스카민 제품은 사출 성형 기계에 넣을 수만 있다면 어떤 색으로든 만들어져 핀란드의 주방에 알록달록한 생기를 불어넣었다.

 

 

재료가 플라스틱이었기 때문에 정밀하게 디자인해 성형했다. 마티아스 잉그만이 피스카민: 색깔의 탄생 (Fiskamin: The Birth of Colors)’에서 저자 미코 알토(Mikko Aalto)에게 밝혔듯이 서빙 그릇의 주둥이 부분은 내용물을 따랐을 때 그릇과 테이블이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디자인되었다. 끝 부분은 내용물의 흐름을 제대로 끊을 수 있게 날카로워야 했다. 그릇 안쪽은 아래로 갈수록 좁아져 아주 소량의 내용물이라도 그릇 바닥에 멋지게 모이게 된다. 하지만 그릇은 살짝 커야 보기 좋으므로 아래로 갈수록 두께가 두꺼워진다. 바닥은 두께가 너무 두꺼워지지 않도록 살짝 경사져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의 또 다른 장점은 피스카민 제품이 주방에서 서툴어지는 순간에도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피스카민은 가벼우면서도 비교적 내구성이 좋았다. 이런 이유로 피스카민 제품은 일반 가정뿐 아니라 도로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캠핑족들은 배낭에 피스카민을 챙겼고 어떤 이들은 피스카민을 박스에 넣어 싣고 별장으로 떠났으며 선주들은 조리실에 피스카민을 두고 썼다. 핀에어(Finnair) 비행기들은 기내식을 피스카민에 담아냈다. 헬싱키의 우아한 콘서트장인 핀란디아 홀(Finlandia Hall)의 케이터링 선반에는 특별히 흰색으로 만든 피스카민 세트로 채워졌다. 피스카스의 최고 전략 담당자(Chief Strategy Officer) 맥스 알프탄(Max Alfthan)은 피스카민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면서 피스카민 제품은 핀란드의 거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했다. 고 덧붙였다.

 

 

 

 

그런데 왜 대부분 피스카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모마(Moma)에 전시되어 있지 않을까? 비녤리의 헬러 그릇은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등록되어 있지만 이 점을 제외하면 두 오브제 라인이 동급이 아니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디자인 승인 단체들이 피스카민 라인을 그저 간과해 버렸는지 아니면 고려했다가 제외시켰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제품 디자인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10년이 약간 넘는 짧은 기간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1973년에 석유 파동이 일어 석유 가격이 급등하자 과거에는 저렴했던 플라스틱이라는 재료가 갑자기 애초에 매력적인 이유였던 가격 절감에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다. 피스카민 생산은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했고 라인은 폐쇄되었다.

 

10년이라는 기간과 변화는 피스카스처럼 오래된 조직으로서는 그 역사에서 일시적인 현상보다 아주 살짝 길다. 하지만 피스카민은 피스카스의 미래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쳤다. 먼저 플라스틱으로 작업하는 방법에 익숙해질 수 있었고 새롭지만 과거에는 이질적이었던 재료를 사용해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디자인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이는 주로 핀란드에 제한된 국내적인 성공이었다. 하지만 피스카스는 피스카민을 거치며 부지중에 다음 성장을 위한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핀란드를 넘어선 지역에서 폭발력을 보이며 글로벌 업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4. 부엌 전략 포화된 시장을 위한 디자인은 무엇인가?

 

아래 사진의 도마는 여러 개의 플라스틱 판을 이용해 생고기, 야채, 빵 등 다양한 식품을 자를 때 다른 식품으로부터의 오염을 방지하는 간단한 컴비네이션 도마이다.

 

 

우리는 모두 전에 교체 이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판들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피스카스는 고무 고리가 달린 손잡이 구멍이라는 탁월한 아이디어로 플라스틱 판들을 포개어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도마와 도마 판들을 편하게 잡을 수 있고 눈에 띄는 오렌지색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도 있다.

 

이것은 특별히 혁신적이거나 세상을 뒤흔들만한 디자인은 아니고 피스카스 가위가 그랬던 것만큼 회사의 판도를 바꿔놓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 중에서 디자이너들은 조용히 감탄하며 세세하게 살펴볼만한 작은 성공작이 나타났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것은 도마를 계속 사용할수록 그 경험을 점점 더 나은 것으로 발전시키는 사려 깊은 작은 아이디어이다. 그리고 피스카스에 있어서 이것은 경쟁이 치열한 주방공간을 정복하기 위한 전략의 산물이다.

 

피스카스 본부에서 주방 사업부를 이끄는 페트리 S. 토이바넨(Petri S. Toivanen)은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말해주었다. 극도로 포화된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신제품을 어떻게 디자인해야하나? 그리고 이미 수천 가지 상품들이 나와 있다면, 또 다른 제품을 디자인해야할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토이바넨의 이야기를 녹취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명확성과 간결성을 위해 내용을 편집했다. 만약 기술적인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가 처음 부엌시장을 정복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최종 사용자인 소비자에서부터 출발했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우리 제품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음식을 조리하고 부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쇼핑을 하는지 살펴보았고 또 음식 조리의 사회적 측면을 검토했다. 우리는 많은 흥미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고 그 중 일부를 여러분과 공유하려 한다.

 

한 가지 여러분이 이 사업에 대해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만약 여러분이 유럽의 어느 가정을 방문한다면 대부분의 집의 부엌 서랍들은 모두 꽉 차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칼, 스패툴라 주걱 같은 대부분의 주방용품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심했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또 사지 않고서는 못 배기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글쎄, 우리는 우리가 가장 간단한 것들도 더 향상시킬 수 있고 이미 훌륭한 것들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그렇게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아주 부지런하게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좋아, 경쟁은 어떻게 되고 있지? 하고 자문했다. 시장에 가서 둘러보면 모든 사람들이 샤퍼 나이프(The Sharper Knife)를 사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메시지는 우리 칼이 가장 날카롭다(Sharpest) 또는 우리가 최고의 강철을 사용한다. 우리 칼은 독일에서 만들었다. 우리 칼은 프랑스에서 만들었다.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그 칼들은 당연히 훌륭한 제품들이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생긴다. 그 제품들이 정말로 소비자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까?

 

그 다음으로 우리는 말했다. 아마도 우리는 경쟁업체들만큼 훌륭한 칼을 만들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차이를 가져올까?

 

그래서 우리는 좋아, 한 걸음 뒤로 물러나보자. 이 상황을 한번 전체론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보자고 결정했다. 왜냐하면 사실 부엌칼들은 아마도 하루에 1분이나 길어봤자 5분밖에 사용되지 않을 테지만 그러면 나머지 24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우리는 부엌 용품들의 사용상 문제점들 중 많은 것들이 음식을 준비할 때만이 아니라 그 제품을 보관하고, 세척하고, 관리할 때에도 생겨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주방 관리(Kitchen Management)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이 개념은 우리가 음식을 준비하는 전체 과정을 봐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우리가 주방에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주방 관리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주는 몇 가지 제품들을 한번 살펴보자.

 

첫 번째로 여기 쿡스 나이프(Cook’s Knife)가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베스트셀러이고 대부분의 집에서 하나씩 가지고 있는 종류의 칼이다.

 

 

지금 시장에서 판매되는 칼 중 일부에는 보호를 위한 칼집이 같이 달려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래서 가장 단순한 것도 더 개선되고 스마트해질 수 있다는 우리의 모토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에게 칼집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지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이 칼집을 디자인함으로써 칼을 보호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해결책을 찾았다. 더러운 칼을 칼집에 끼운 후 그대로 식기 세척기에 넣는다. ?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칼이 무뎌지는 것이 그들이 칼을 사용해서가 아니라 보관 중 또는 식기 세척기에서 여기저기 부딪쳐서 무뎌진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식기 세척기나 서랍에서도 칼이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서랍을 열고 칼을 꺼낼 때 사용자가 다치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해준다. 특히 집에 아이들이 있을 때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노출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렇듯 이 제품을 조금 더 낫게 개선시킨 것은 정말로 비교적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여기 우리가 관심을 기울인 또 한 가지가 있다. 칼을 날카롭게 유지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미스터리이다. 전문 요리사들은 그들의 칼을 정기적으로 갈고 사용할 때마다 갈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소비자들에게 이것은 항상 큰 도전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리에 판매해 온 유명 제품인 롤 샤프(Roll-Sharp)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는 최근에 이 제품을 조금 더 개선시키고 외양도 좀 더 나아보이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칼을 그냥 이렇게 기계에 몇 번 통과시키면 다시 날카로운 칼을 가질 수 있다. 또 이 기계는 그대로 열어서 식기 세척기에 넣을 수 있어 완벽한 청결과 위생을 유지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역시 혁명적인 것은 없지만 이것도 조금 더 개선되고 조금 더 스마트해질 수 있는 제품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제품의 특성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이제 디자인에 대해 잠깐 말하려 한다. 우리가 소비자들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서 배운 교훈 한 가지는 디자인은 확실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가장 멋진 디자인이나 가장 시각적으로 독특한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가 조화(Harmony)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독일에서 실제 부엌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부엌용품들이 보이게 진열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여러분이 항상 사용하는 도구들이 싱크대 옆이나 조리대 위에서 사용되기를 기다리며 대기 중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아니면 단지 모든 것을 넣어 보관할 서랍 공간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이것은 여러분이 자주 보는, 깨끗하고 단정한 디자인 주방을 보여주는 기업들의 광고와는 대조적이다. 현실은 왠지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시각적 혼란(Visual Noise)을 일으키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방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는 우리 제품을 많이 구입하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새로운 디자인 접근은 기본적인 제품들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눈에 띄는 희한한 제품이나 딸기 씨 빼는 도구 같은 불필요한 제품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꼭 필요한 일상 도구들, 다기능적이고 잡동사니를 줄여 더 많은 도구를 사지 않아도 되게 하는 제품들을 만든다. 그리고 조리대 위에 두어도 주방의 비쥬얼을 해치지 않는 도구들. 그것이 우리가 디자인의 조화라 부르는 것이다.

 

그 외에 우리의 계획은 사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세척, 보관, 관리하기 쉬운 제품들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우리는 주방 용품들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9월에 유럽에서 처음 선을 보일 계획이다. 우리의 기능적 형태(Functional Form) 제품군은 그 후 반년마다 새로운 제품들로 업데이트될 것이다.

 

http://www.core77.com/blog/object_culture/fiskars_365_part_1_masters_of_the_cut_26958.asp

http://www.fiskars.fi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