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미술은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대중들과 호흡하고 예술을 일상의 하나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의미 역시 점차 확대되고 커져가고 있는데, 시카고의 공공 예술은 매력적인 도시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시카고 시민들의 사랑과 자부심이 될 뿐만 아니라, 도시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화랑이나 미술관에서만 가능했던 예술작품 감상은 종종 선택 받은 소수들의 유흥이라 비판 받았다. 그리고 추상화 되어가고 관념화 되어 가는 난해한 현대 미술에 대한 의문도 동시에 생겨났다. 1967년 영국의 존왈렛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가들은 미술관 속의 예술을 대중에게 노출시키고 싶어 했다. 사실 이전에도 많은 공중의 공간에 개인적인 노력으로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1960년~1970년대부터 예술을 공공 공간의 주요한 요소로 계획하고 시도하였다.
민간 기업에서부터 관공서 등 다양한 조직들은 도시의 광장이나 역, 거리 등에 이런 공공을 위한 예술 작품들을 설치하거나 계획하기 시작했다. 소위 1% 예술장식품 설치의무 법률 같은 것들이 생겨난 계기가 된다.
이미 세계 각지의 수많은 도시들에서 공공예술 명목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1960년~1970년대는 전통적인 조각이나 도시, 건축 적인 장소적 해석이 가미된 작품들이 설치되었다. 1980년~1990년대를 거치면서 보다 확대된 다양한 개념들의 작품들이 창작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영상이나 디지털 등 첨단 과학기술이 동원된 흥미진진한 작품들이 발표되기도 한다. 그런 만큼 규모도 점차 확대되고 어떤 경우는 도시적 스케일로 확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공공 미술들이 대중들에게 환영 받는 것은 아니다. 스케일과 공간을 잘 다루는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미술 작품 기울어진 호(Tilted Arc)는 뉴욕에 세워졌지만 거센 시민들의 항의로 결국 철거되기에 이르고, 서울 삼성동의 포스코 사옥 앞에 놓여진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작품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시카고는 이런 측면에서 흥미로운 도시이며, 다양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이미 건축의 도시, 바람의 도시라는 다양한 애칭이 붙어 있는데, 사실 공공 예술의 모델 같은 도시기도 하다.
미국이 자랑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한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디자인한 시카고 현대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수많은 작품들이 도시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시민들과 다양한 교감을 하고 있다. 데일리 플라자에는 유명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무제(Untitled, 1967년)가 설치되어 있어 수십 년째 시민들을 상대하고 있다. 이미 당시에 국제적 예술가였던 그의 명성 덕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지만 그의 난해한 추상성 역시 논란이 되었었다. 또한 움직이는 조각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플라밍고(Flamingo) 역시 시카고를 도시 미술관으로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데일리 플라자(Daley Plaza)에 위치한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조각과 이슈때마다 다양한 색을 연출하는 분수
무엇보다 최근의 시카고 공공 예술 중 가장 큰 논란은 마릴린 먼로의 거대한 조각이다. 2012년 5월 시카고에서 추방되어 캘리포니아로 옮겨진 적나라한 거대한 마릴린 먼로는 성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화제가 되었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카고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시카고를 기억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예술과 전문가들의 팽팽한 논쟁의 중심에 선 것이다. 당연히 이런 비판을 작가인 팝 아트 예술가로 볼 수 있는 노장 존 슈어드 존스 주니어(J. Seward Johnson, Jr.)의 입장에선 반발이 컸다. 하지만 결국 2012년 이전을 결정했는데, 흥미로운 점은, 시카고를 떠날 때 이 작품은 수많은 도시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수많은 논쟁속에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동한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반면에 추상적인 형태로 매력적인 금속의 독특한 질감을 보여주는 아니쉬 카푸어의 클라우드 게이트는 시카고 콩이라는 닉네임을 얻을 정도로 시카고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거울같이 매끈한 곡면의 스테인리스의 반사는 독특한 시각적 환상을 제공해 주고 있다. 더구나 인근에 있는 프랭크 게리의 밀레니엄 파크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시카고 현대 미술관과 어울려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로 유명하다. 이곳 밀레니엄 파크에는 시카고 사람들의 얼굴을 영상화한 미디어 예술 격인 예메 플렌자(Jaume Plensa)가 디자인한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가 있다. 시카고 공공 예술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국적도 다양해서 멕시코 출신 조각가 이본느 도멩게의 화려한 옐로우과 블루 역시 인근에서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수많은 예술 작품들을 거리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만지고, 느끼고, 작동시키는 교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시카고 콩(Chicago Bean)으로 사랑받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
상쾌한 원색의 색과 역동적인 선의 조합을 보여주는 이본느 도멩게(Yvonne Domenge)의 옐로우과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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