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디자인센터와 타이완시 문화국이 공동 주최하는 "묘법자연(妙法自然)" 전시를 소개한다. 홍콩 Taikoo Place에 위치한 Artis Tree에서 전시 중이다. 타이완의 유명 서예가이자 예술가인 퉁 양쯔(Tong Yangtze)가 초기 컨셉을 잡고, 홍콩의 유명 디자이너인 프리먼 로우(Freeman Lau)가 큐레이팅을 했으며 인테리어 디자이너 레이 첸(Ray Chen)이 전시공간을 디자인했다.
본 전시의 주제인 "묘법자연(妙法自然)"은 "세상에서 생각지 못한 기묘한 아이디어는 자연에서 나온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퉁 양쯔(Tong Yangtze) 여사가 "묘법자연(妙法自然)"을 주제로 쓴 24개의 서예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퉁 양쯔는 그간의 작품에서 전통적인 서예의 행렬, 필획에서 벗어나 서양의 구도를 접목시키려고 노력해오며 여백, 교차, 농담 등을 글자의 뜻에 맞게 재해석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녀의 글자에 대한 애정과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12개씩 2줄로 전시하였는데 한 줄은 "한 글자"를, 다른 한 줄에는 "한 단어"로 구성된 작품을 나열하였다.
퉁 양쯔(Tong Yangtze)의 서예작품
내부 전시공간으로 들어가면 아시아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포스터 작품을 볼 수 있다. 중국, 일본, 한국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20명과 타이완 디자이너 20명, 총 40명이 각자 퉁 양쯔(Tong Yangtze)의 서예작품 24글자를 모티브로 해 포스터를 제작했다. 국내에서는 안상수, 백금남 교수가 참여했으며 중국에서는 뤼 징런, 일본 하라 켄야 등이 참여했다.
우용(吴勇)의 작품 纸字质咨(Wonderful Paper Word Texture Information)
타이완 디자이너의 작품
하라켄야의 작품, 풍경으로 돌아가고 싶은 문자(想回到风景的文字)
굳이 작가명을 보지 않아도 예전 무인양품 "지평선" 캠페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하라켄야의 작품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전시장의 여느 작품과 비교해, 작가의 의도를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타이완 린팡숭(Lin, Pang Soong)의 작품
타이완 요밍롱(游明龙)의 작품 문자풍경(文字风景)
전시장은 각 소주제별로 8개의 공간으로 다시 구분해 놓았는데, 공간과 공간 사이를 반투명한 재질로 구분해 막히지 않고 적당히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있다.
주제에 맞게 구성한 그릇과 액세서리 등의 소품도 전시하고 있다.
홍콩은 2012년을 Hong Kong Design Year로 정하고 "A City Driven By Design"이라는 모토로 도시 내에서 각종 디자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묘법자연" 전시도 그 일환이다. 절대적인 숫자로 따지면 서울이나 토리노에서 진행한 세계 디자인수도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행사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은 섬세한 홍보에서 부터 느낄 수 있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 출입할만한 "페이지원"과 같은 서점, "Mix"와 같은 건강음료 전문점에서도 행사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물론 행사장 주변의 배너와 동선 안내판, 키오스트 부터 전시장 내부까지 세심한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장은 홍콩의 주 쇼핑지역과는 약간 떨어진 홍콩섬의 동쪽, 조용한 Taikoo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타이완 전시 때에는 전시를 보기위해 장사진을 이뤘다고 하나, 홍콩 전시는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이유 탓인지 아주 조용한 환경에서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은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볼 만큼 수준 높았으며, 쇼핑으로 지칠 무렵, 이 전시를 본다면 복잡한 홍콩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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