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Hospitality)과 경험디자인(UX Design)은 다양한 접근과 시도가 주목되는 최신 디자인분야로 중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상하이를 전초기지로 활발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뜨레드 디자인이 베이징에서 두 번째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뜨레드 디자인(Thread Design)이 말하는 13억 중국인을 향한 25명 디자이너의 브랜드와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지 디렉터이자 설립자인 루이즈 라이(Louise Lai)에게 물었다.
뜨레드 디자인의 설립 배경은?
나는 디렉터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우연히 배낭여행객이자 나의 파트너인 벤 웰돈(Ben Weldon)과 만나 2006년에 설립하였다. 현재 우리는 각각 뜨레드 디자인의 설립자인 동시에 디자인 디렉터로 총 25명의 디자이너와 직원들이 함께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처음에는 같이 사무실을 공유하여 각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점차 내가 진행하는 사업에 그를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고용하면서 뜨레드 디자인이라는 스튜디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나는 많은 고객과 함께 일하던 중으로 벤은 자연스럽게 내가 진행하는 일을 함께하게 되었다. 로고라든가 웹사이트 등을 만드는 일에서 비롯되었다.
실(Thread)이라는 뜻을 가진 디자인 스튜디오 이름처럼 각기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을 대표하는 아이콘을 명함 뒤에 실로 표현하였다.
공식 홈페이지에 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아마 개성 강한 디자이너들이 많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그들과 함께 작업하는 뜨레드 디자인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나와 벤처럼 우리 스튜디오가 다국적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좀 더 유연한 사고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강점이라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은 중국 디자이너이지만. 우리는 뚜렷한 경계 안의 생각을 넘어서는 것을 지향한다.
시각적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하는데 있어 나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배경은 다양한 서비스업과 연계되어 있다. 이런 까닭에 우리의 디자인은 호텔과 요식업 등 서비스 디자인 분야에서 좀 더 두각을 나타낸다. 특히 우리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작업할 때 그 안에서 다양한 디자인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가령 예를 들면, 상하이 브류워리(Shanghai Brewery) 작업이 있다. 그들은 단순히 우리에게 하나의 이름만을 의뢰하였지만, 우리는 그들의 의뢰에 만족하지 않고 브랜드명부터 적합한 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에 걸쳐 디자인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뜨레드 디자인의 개성 있는 디자인은 우리의 디자인 접근법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크게 2가지의 디자인 과정을 통해 디자인을 전개 및 발전시킨다. 그 중 하나는 처음 의뢰를 받은 디자인에 대해서는 일주일가량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조건 듣기만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과정이 아마 가장 중국다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흔히 만만디(慢慢的)라는 '천천히'가 우리 디자인 철학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이다. "시크릿 가든"의 한 땀 한 땀을 떠올리면, 우리 스튜디오의 이름과 철학을 한국의 디자이너들에게도 전달하기 쉬울 것 같다.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루이즈 라이(Louise Lai)는 비즈니스를 전공했지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직접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뜨레드 디자인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각 디자이너의 소개가 재미있는 인포그래픽으로 구성되어 각기 개성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상하이 브루웨이(Shanghai Brewery)의 디자인 접근법은 일주일 동안 고객의 요구를 집중하여 듣기, 브랜드 스토리 만들기, 디자인 제안 등으로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각기 다른 프로젝트의 디자인 스토리 및 과정이 재미난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공식적으로 바를 열고 홍보할 때, 제작했던 홍보물들은 오래전 런던 펍의 향수와 상하이 고유의 오래된 느낌을 조합하여 제작하였다.
최근 작업에 대한 소개 스프라웃웍스(Sproutworks)는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이 작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스프라웃웍스는 정말 최고의 작업이었다. 우리는 켈리 리(Kelley Lee)라는 지배인과 함께 매우 즐겁게 작업을 하였다. 우리는 이전에도 그녀와 함께 박싱 캣(Boxing Cat)과 카티나 아가베(Cantina Agave: 중남미산 식물로서 리큐르용으로 발효하여 사용하는 조리용 원액)의 브랜드 재고를 위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던 중 스프라웃웍스라는 가벼우면서도 접근이 용이한 디자인 중심의 식당에 대한 고민에 이르게 되었다. 업무차 보내던 전자우편에 이 생각을 적었던 것이 그녀의 뛰어난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 발현된 것이다. 또한 그녀는 매우 많이 열린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서 최종 디자인 시안을 보고 브랜드 이름까지 우리가 제안한 아이디어에 손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지도 모른다.
최종 스프라웃웍스라는 이름이 정해지기 전까지 아이론웍스(Ironworks)라든가 스틸웍스(Steelworks) 등이 거론되었으며, 심지어 워크샵(Workshop)이라는 이름도 등장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웍스(Works)라는 이름에 집착하던 중 좀 더 귀여운 느낌과 함께 그래픽을 정돈해 나가자는 의견이 거론되면서 모두가 스프라웃웍스에 동의하였다. 사실상 너무나 큰 변화이기도 했던 네이밍 과정을 통해 디자인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의 전환점은 어느 날 주방장이 보여준 그들의 요리들과 다채로운 식재료들에서 시작되었다. 스프라웃웍스는 마치 다양한 식재료들을 갖고 벌이는 워크샵과 같다. 우리는 제일 처음 커다란 감자 그림을 프린트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잉크의 색상과 각기 다른 텍스쳐로 변주해 보았다. 그리고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들을 벽에 걸어두고, 이것과 연상되는 다른 음식들을 찾아 나갔다.
새싹이 움트듯, 그들의 새로운 디자인 도전의 계기를 마련한 최근 프로젝트 스프라웃웍스는 중국어로 또우먀오꽁우(豆苗工圬)라고 읽는다.
식재료의 다양한 색상과 각 이니셜을 갖고 만든 프린트물로 식당 한쪽 벽면을 장식하였다.
흙에서 막 움튼 새싹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나무의 색상으로 빌트인 가구를 제작하였다.
중국 음식문화는 넉넉히 음식을 시키고 남은 음식은 모두 포장해서 가져가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그래서 포장 주문 외에도 음식을 포장하는 고객들에게 음식을 포장하여 새롭게 주문한 것처럼 할 수 있도록 테이프를 제작하였다.
뜨레드 디자인의 주요 작업 중 하나가 서비스디자인이라면 그밖에 관심 디자인 분야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는 디자인 분야를 한정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식당이나 바 등 요식업과 관련된 인테리어, 브랜딩 디자인 등에 주력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에 작업한 스프라웃웍스(Sproutworks)는 공간 및 시각적 디자인 요소를 잘 조합한 균형 잡힌 디자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오스폽(Ospop)은 중국에서 만든 캔버스화로 BI부터 홈페이지 그리고 포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쥬얼 디자인을 담당했던 프로젝트이다.
중국의 60년대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색감과 재질을 적용하여, 모더니즘과 빈티지의 디자인을 실현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집중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고객이 손쉽게 커스터마이징부터 주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제작하였다.
상하이에 이어 두 번째로 베이징에 스튜디오를 열게 된 것을 축하한다. 두 스튜디오 간에 각기 다른 특징이 있는지.
국제적인 도시의 면모로서는 상하이와 베이징은 각기 다른 의미로 비교 자체가 쉽지 않다. 경제나 행정적인 부분이라든가 역사 등에 대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도시는 중국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런 까닭에 디자인이 아무리 무형, 무경계를 지향할지라도 현지화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가진 독특한 디자인 접근법은 장소와 무관하게 유효하다. 중국의 다양한 현재진행형 디자인을 잘 접목하는 방법을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찾고 싶다. 마치 영국의 낡은 펍에서 느껴지는 향수를 상하이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했을지라도 중국의 요소가 느껴지게끔 혹은 그 반대로 함축하고자 한다. 베이징 스튜디오는 이제 갓 열었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우리와 잘 맞는 고객들을 찾아가며 상하이 스튜디오와 다른 색을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뜨레드 디자인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지, 한국의 디자이너들에게 인사와 함께 전해주길 바란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에 관한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7년 전 처음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을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사업분야로 지금은 단순히 공간 디자인을 떠나 지불 방식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분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을 접목 중이다. 이것은 아무래도 뜨레드 디자인의 브랜딩에 대한 생각에 남다르기 때문이다.
브랜딩이란 사람들의 감성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연결하는 것이다. 더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 즉 잠재 의식으로 연상시킬 수 있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광고문구, 사진 등등 수많은 것들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시각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있지만, 마치 사람을 기억하는 데 있어 목소리나 표정 또한 중요하듯 우리 디자인을 대표하는 목소리나 디자인 언어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아직 한국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먼저 한국의 디자이너가 우리에게 관심을 보여준 것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언젠가는 같이 협업하거나 한국에서도 브랜딩 작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
뜨레드 디자인은 2005년 설립되어 2006년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중국 상하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브랜딩, 웹디자인, 그래픽 등 비쥬얼 디자인 기반의 종합 디지털 디자인을 지향한다.
'착한디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에 의한 뉴욕(New York City By Design) 이벤트 현장 (0) | 2013.06.11 |
---|---|
페르난도 프라도(Fernando Prado) 조명 디자이너 (0) | 2013.06.11 |
청 콩(Chung Kong) 그래픽 디자이너 (0) | 2013.06.10 |
싸바 칼맨(Csaba Kalman) 제품 디자이너 (0) | 2013.06.10 |
폴 시거스(Paul Segers)의 스텔스 파빌리온(Stealth Pavillion) (0) | 2013.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