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형태는 직육면체나 원통이다. 넓은 실내공간을 갖춘 덕에 편안함과 실용성을 느끼기에도 제격인 형태다. 다만 그런 형상이 모든 캐러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전 세계 캠퍼의 다양한 요구만큼 캐러밴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개중에는 실용성과 편안함을 일부 내려놓은 대신 기하학적이면서도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 개성을 추구한 캐러밴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논스텐다드(Nonstandard)가 2008년 개발한 컨셉 캐러밴을 소개하려 한다. 외관 디자인은 이제껏 소개했던 어떤 캐러밴보다 파격적이다. 불규칙한 너비의 면으로 외관을 둘러 이름처럼 멀티셀룰러(Multicellular) 다세포가 연상된다. 미래에서 온 우주선 같으며 각면 석고상 같기도 하다. 차체 곳곳과 후면에는 창문을 달아 채광을 유지했다. 전장, 전폭, 전고는 각각 약 5,181 X 2,200 X 2,499(mm)이다.
흰색과 원목으로 꾸며진 실내는 두 가지 컬러만을 사용해 간결하면서도 담백하게 완성하였다. 캠핑에 필요한 주요 장비도 갖추어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부엌은 냉장고와 싱크대를 비롯해 2개의 스토브, 식기 세척기, 커피 메이커 등으로 꾸며졌다. 안으로 들어가면 공간이 크게 위, 아래로 나뉜 거실이 펼쳐진다. LED 조명과 테이블, 평면 TV가 설치되어 있다.
이 캐러밴의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 완성된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매를 희망하는 캠퍼는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캐러밴의 디자인부터 실내를 모두 새롭게 꾸밀 수 있다. 맞춤제작을 생각하면 된다.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캐러밴은 수많은 디자인 중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물론 미리 디자인된 외형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고객의 요구사항이 설계에 반영되면 제조사의 손을 거쳐 최종 제품이 완성된다. 이 같은 제작방식은 캐러밴 제작 중에도 얼마든지 고객의 요구 사항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비록 공기 저항이나 채광에 필요한 창문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양산화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컨셉으로 캐러밴의 미래에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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