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초코렛 HUHSI chocolate

착한디자인

코펜하겐의 소셜 미디어 위크(Social Media Week)

chocohuh 2014. 1. 21. 07:53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 스칸디나비아(Scandinavia)의 나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는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지역으로 사회체제의 대안 모델인 사민주의 모델로 많이 거론되는 사회이다. 사민주의는 폭력 혁명과 프롤레타리아(Proletarian) 독재를 부정하고 정치적으로는 의회를, 경제적으로는 노동조합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사상이나 운동을 말한다.

 

이렇게 북유럽 사회가 대안모델로 언급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사회 구조가 대한민국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다른 사회체제상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사회와 대한민국 사이에는 유사점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인터넷 현상이다. 북유럽은 한국과 더불어 인터넷 보급률과 속도 사용률 등에서 선두를 달려왔다. 정보의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북유럽 사회는 커다란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북유럽 사람들은 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싸이(Psy) 열풍이 먼저 불어 닥친 것도 북유럽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산업도 발달해서 유명한 앵그리버드(Angrybirds) 시리즈뿐만 아니라 스카이프(Skype), 스포티파이(Spotify) 등의 인터넷 비즈니스도 성공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입하였다. 최근 이러한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달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중 하나는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많은 정보들이 정량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펜하겐(Copenhagen)의 소셜 미디어 위크(Social Media Week) 행사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반대로 디자인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데이터 시각화는 물론 디자인계에서 중요한 도전이지만 넓은 의미의 디자인에서 보자면 방대한 데이터는 시각화 이상의 의미를 줄 수가 있다.

 

디자인을 정의할 때 가장 기본적인 정의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형태를 창조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이 이러한 단순한 아름다운 형태의 창조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로 디자인을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중요한 일부로 보는 관점이다. 단순히 아름다운 개별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공공 영역의 비즈니스든 아니면 민간 영역의 비즈니스든 간에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프로세스를 통해 하나의 통일되고,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디자인은 비즈니스 전략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러한 디자인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하는 기업으로는 애플(Apple)을 손꼽을 수 있는데, 애플은 디자인을 개별 제품에 적용해서 보기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제품들을 일관적으로 관통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나아가 이들 제품을 광고하는 광고와 웹사이트, 심지어는 제품 설명회와 매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에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고전적인 그리고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의 정의와 앞서 말한 방대한 데이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를 보기 위해 이러한 데이터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러 사회적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 과거에는 주로 사변적인 논증이 사용되곤 하였다. 그렇지만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가 얻어지게 되면서 여러 사회 문제와 정치적 문제를 풀기위해 이러한 데이터들이 사변적인 논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직접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용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많은 대도시들에서 범죄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죄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교통량 분석,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 분석 등을 통해 도시 재개발과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역시 이러한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설 필요가 있다. 북유럽에서는 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데 디자인을 일차적 상품 개발의 단계에서 나아가 비즈니스 전략까지 확대한 정의에서 나아가 디자인을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으로 확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이다. 덴마크에서 시상하는 인덱스 어워드(Index Awards)는 이러한 디자인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면을 가장 중요한 수상작 결정 요인으로 보고 있다. 올해의 수상작 중의 하나였던 기후변화에 대한 코펜하겐시의 대응은 다양한 기후 데이터와 교통 데이터 등을 효과적으로 분석하여 예측모델을 만들고 그러한 모델을 이용하여 도시 디자인에 적용한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도시 디자인 변화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서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정량화한 점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코펜하겐 시의 대비 계획. 사회적 요구에 대한 디자인의 답변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인은 이제 단순히 아름다움이나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서 나아가 우리 삶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까지 생각해야 한다. 디자인의 측면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동체적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고, 이를 통해 사민주의를 체계화 시킨 북유럽 사회에서 기능성과 단순성을 특징으로 하는 북유럽 디자인이 이러한 사회적 도전에 대해 어떻게 답을 해 나갈지 주목된다.

 

http://www.socialmediaweek.org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