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Stockholm)은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분야의 종사자들로 북적이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만날 수 있는 스톡홀름 가구 조명 페어(Stockholm Furniture & Ligting Fair)가 열렸다. 정확한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공간에서 열린 스톡홀름 가구 조명 페어는 디자인강국 핀란드의 디자이너들조차 그 규모와 화려함을 인정할 만큼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북유럽의 디자인 페어에는 한국과 다른 운영방식이 있다. 철저히 비즈니스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번 페어뿐만 아니라 비슷한 성격의 핀란드 하비타레(Habitare) 또한 비즈니스 관계자, 디자이너 그리고 일반인 순서대로 페어가 개방된다. 이번 스톡홀름 가구 조명 페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위한 미팅공간이라는 슬로건을 외칠 만큼, 총 5일이라는 행사 기간 중 4일이 비즈니스 관계자들에게만 개방되었고, 일반인들에게는 마지막 날 단 하루만 개방되었다. 일반인들의 방문이 주를 이루고 이들을 위해 디자인 마켓이 열리는 한국의 디자인 페어와는 사뭇 다른 운영방식이다. 가구와 조명 회사들이 산업종사자들과 전시 공간 곳곳에서 회의를 하게 된다. 총 4만 명의 방문객 중 6,000여명이 해외 방문객, 그리고 700개의 참여회사 중 80퍼센트가 핀란드, 덴마크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회사들, 그리고 그 외의 국가 회사들로 구성된 만큼 국제적인 비즈니스가 장려되고 있다. 운영국 또한 비즈니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회의 공간을 준비하고 그곳으로 안내하는 것을 보아 비즈니스 거래 성사가 페어 운영국의 큰 임무 중 하나로 보였다. 물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 그린 하우스(Green House)도 마련되었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공간과 카페가 결합되어 운영되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스톡홀름 가구 조명 페어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특징은 개인적인 공간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었다. 예전에는 대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손님을 초대해 다과를 즐기는 북유럽의 생활방식을 고려해 그동안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다이닝 테이블,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재방식이 고려된 의자들이 주를 이루었다.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나무나 가공이 덜 된 원재료 자체가 선호되었다. 하지만 이번 페어에서는 소음을 흡수하는 패브릭 소재의 의자, 개인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조명, 적은 개수로 이루어진 의자, 책상 등이 눈에 띄었다. 이는 단연 개인의 사생활과 프라이버시(Privacy)가 강조된 서구사회의 문화가 북유럽까지 확대되고,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족 규모가 작아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그린 하우스(Green House)와 카페
새로운 형식의 어워드도 주목해 볼 만하다. 스톡홀름 가구 조명 페어는 올해부터 유럽 디자인 트렌드를 전달하고 있는 매체의 편집장이 선택한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Editor’s Choice Awards)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디진(Dezeen)의 편집장 마르쿠스 페어(Marcus Fairs), 스타일 파크(Style Park)의 안델린 세이더르(Adeline Seidelr), 담엔 매거진(Damn Magazin)의 월터 베턴스(Walter Bettens)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다. 에디터스 초이스 어워드가 색다른 점은 디자이너들 뿐만 아니라 제조방식과 제조 품질도 평가하는 베스트 프로덕트(Best Product)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이를 새로운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베스트 라이징 스타(Best Rising Star)와 기성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하는 베스트 스탠드(Best Stand) 카테고리보다 더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베스트 프로덕션으로 꼽힌 제품은 W164 알토(W164 Alto)이다. 베를린(Berlin)를 기반으로 조명과 가구를 디자인하는 제품 디자이너 디크 윈켈(Dirk Winkel)이 디자인 하였다. 알토가 이탈리아어로 높다는 하이(High)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천장만큼 높은 스탠드에서 조명을 비춰주는 새로운 형태의 스탠드이다. 조명회사 바스트 베르크(Wastberg)를 위해 제작된 이번 조명은 1만개의 루멘(Lumen)이 다각적인 LED 기술을 통해 넓은 공간에 빛을 비출 수 있다. 그밖에 베스트 스탠드 디자인으로 피에트로 페루치오 라비아니(Pietro Ferruccio Laviani)가 디자인하고 포스카리니(Foscarini)가 제작한 스탠드(Stand) B09:27이 수상하였고, 새로운 디자이너로 노르웨이의 베이(Bey)가 베스트 라이징 상을 수상하였다.
베스트 프로덕트, W164 알토(W164 Alto), 디크 윈켈(Dirk Winkel)
베스트 스탠드, B09:27, 피에트로 페루치오 라비아니(Pietro Ferruccio Laviani), 포스카리니(Foscarini)
베스트 라이징 스타, 베이(B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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